국립병원 19곳→12곳 줄여… 무상의료로 불어난 예산 절감
일부 고가(高價) 사립병원을 제외한 일반 병원과 보건소를 통해 무상 의료 서비스를 실시하다 보니 눈덩이처럼 불어난 의료 예산을 줄이기 위해 종합병원 폐쇄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핀란드는 오는 2019년까지 전국 19개 국립종합병원을 12개로 줄이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핀란드 정부는 "여러 병원에 분산된 예산과 인력을 집중시켜 진료 수준을 높이겠다"고 했지만, 무상 의료 서비스로 급증하는 의료 예산 증가를 막는 게 주된 목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복지 천국'이라는 핀란드의 2016년 보건·복지 예산은 130억8300만유로(16조2531억원)로, 정부 한 해 예산의 24%를 차지한다. 한국(14%)보다 10%포인트나 높다.
핀란드에선 그간 무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과잉 진료, 긴 대기 시간 등의 부작용이 지적돼 왔다. OECD에 따르면, 핀란드 국민 80%가 1차 진료를 받기 위해 2주 이상 기다려야 한다. 인구가 많은 헬싱키에선 한 달 기다려야 의사를 만날 수 있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번 조치로 종합병원 수가 줄어들면 의료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핀란드 정부는 보건소 진료 시간을 야간과 주말까지 연장하고, 보건소에서도 임산부에 대해 24시간 진료와 출산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았다.
[헬싱키(핀란드)=정경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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