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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대우조선 3분기도 적자낼 듯…회계법인 보수잣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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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국내 조선 대형 3사 중 이번 주 마지막으로 실적발표를 하는 대우조선해양[042660]이 2분기 4천억원대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당초 수백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으나 회계법인의 보수적인 잣대 적용으로 1천억원대 이상의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은 오는 14일 3분기 실적발표를 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이 올 2분기 1조2천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가운데, 채권단이 추가 자본확충 방안을 논의 중인 시점에 이번 실적발표가 이뤄지는 것이어서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와 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당초 대우조선은 3분기에 약 300억~4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해양플랜트가 정상적으로 인도되고 있는 만큼 회사 내부에서도 흑자 전환을 자신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는 달리 실제 결과는 영업적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는 회계법인이 보수적인 회계감사 잣대를 들이대는 점이 꼽힌다.

손실이 조금이라도 발생했으면 빼놓지 않고 철저히 반영하면서, 이익에 대해서는 실제 대금 입금이 완료됐는지 등을 깐깐하게 따져 최소한도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우조선의 지정회계법인을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2분기에도 이연법인세 자산을 미인정해 손실 규모를 확대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대우조선은 "회계법인이 이연법인세 산정과 관련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보다 가혹한 기준을 적용해 당기순손실이 8천500억원가량 늘었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올 3분기에도 지난 2분기와 마찬가지로 엄격한 잣대로 감사를 진행해 회사 측과 일부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회계법인이 1년만 하게 돼 있는 지정회계법인이어서, 통상 회계법인이 적용하는 일반적 잣대보다 상당히 보수적인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에둘러 불만을 표현했다.

이어 "같은 사안이라도 동종사에 적용하는 기준과 우리에게 적용하는 기준이 상당히 다르다"면서 "그런 것에 대해 지금 저희 나름대로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이 발언을 놓고 회계법인의 보수적인 회계감사로 3분기 흑자 전환이 힘들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들이 분식회계 혐의로 최근 구속된 데다 여전히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이 '깐깐한' 회계감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회계업계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검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대우조선에 더 엄격한 잣대를 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물론 투명한 회계를 위해서 필요한 조치이지만, 동종사와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데 대해 대우조선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이 수천억 원의 흑자를 내지 않는 한 당분간 '흑자 전환' 실현은 어려울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 정도 액수가 아니면 엄격한 회계법인 감사를 흑자로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연합뉴스 자료사진]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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