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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구조조정 차질 탓?…'조선해양의 날' 행사 2번째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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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산업이 처한 상황 등 고려해 변경"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해마다 9월 중순에 열리다 올해 처음 11월초로 연기됐던 '조선 해양의 날' 행사가 또다시 12월 말로 미뤄졌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회장 박대영 삼성중공업[010140] 사장)는 오는 11월2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제13회 조선 해양의 날 행사를 12월22일로 연기한다고 각 사에 최근 공지했다.

협회는 "최근의 조선해양 산업이 처한 상황 등을 고려해 행사 개최 일자를 재변경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히며 양해를 구했다.

협회 측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개최하는 이 행사는 국내 조선업계의 최대 행사로 꼽힌다.

이 행사에는 통상 각 업체의 경영진들이 참석하며, 조선해양산업 발전 공로자들을 포상한다. 각 업체 간에 화합을 다지며 친목을 도모하는 성격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가을에 하던 행사를 연말에 하기는 처음"이라며 "뒤숭숭한 조선업계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해양의 날은 상선 수주 1천만t을 돌파한 1997년 9월15일을 기념한 것으로, 협회는 매년 이날을 조선 해양의 날로 지정해 2004년부터 기념식을 열어왔다.

그러다 올해 처음으로 업황 부진과 구조조정 이슈 등이 겹치면서 11월 초로 행사가 한 차례 연기됐다.

실제로 국내 조선 대형 3사는 사상 최악의 수주가뭄으로 10월 말 현재 연간 수주 목표치의 20%도 채우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이달말 정부가 맥킨지의 컨설팅 보고서 등을 토대로 조선업 구조조정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정부 내 이견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구조조정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맥킨지는 컨설팅 보고서에서 빅3 중 가장 살아남기 힘든 기업으로 대우조선을 지목하고 현재의 '빅3' 체제를 '빅2'로 재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여기에 대우조선이 반발하면서 아직 최종 보고서가 도출되지 못한 상태다.

이번에 또다시 행사가 미뤄진 배경을 두고도 협회가 맥킨지에 의뢰해 실시한 조선업 구조조정 컨설팅 보고서가 지연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 구조조정에 대한 전반적인 방향이나 그림이 정해져야 하는데 정부의 발표가 자꾸 뒤로 늦춰지면서, 조선 해양의 날 행사도 열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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