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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선진국 보호무역 조짐, 신흥국 구조조정 부진…“돈 더 풀어 글로벌 경기 하락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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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연차총회, 성장률 악화 우려

“미국 대선, 브렉시트 등 위협 요인”

“전반적으로 불확실성과 하방 위험은 커졌고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난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가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2016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에서 발표한 공동선언문의 핵심 내용이다. IMFC는 IMF 24개 상임 이사국이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문기구다. 세계 경제 진단과 전망은 어두웠다. IMFC는 “세계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경제성장률 전망은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국내외 경제전망기관이 잇따라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IMFC가 성장률 전망의 악화 근거로 든 것은 크게 다섯 가지다. ▶세계적인 수요 증가세 둔화 ▶산출갭(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잠재성장률 간 격차) 지속 ▶세계 무역·투자·생산성 둔화 ▶지정학적 불안 ▶중기 금융 위험 요인 증가다. 또 선진국은 여전히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신흥국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경제적 취약성에 직면해 있다고 IMFC는 강조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보호무역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IMFC는 “보호주의와 개혁 부진 등 대내 지향적(inward-looking)인 정책이 세계 경제 전망을 더욱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의 부속 행사로 7일 IMF 본부에서 ‘무역:모두를 위한 성장 엔진’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패널로 참가한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무역장관은 “전 세계 역사상 보호주의가 가장 크게 고조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IMF는 4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미국 대선으로 인한 정치 불안, 선진국 장기 침체와 함께 보호무역주의 대두를 세계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IMFC는 글로벌 성장 하락을 막기 위해 성장친화적인 재정정책 운용과 함께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돈을 더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IMFC는 “물가가 여전히 목표 수준보다 낮은 상황에서 선진국은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때 정책 당국은 중앙은행의 임무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일본은행(BOJ) 등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긴축 발작(선진국의 양적완화 축소 정책이 신흥국 통화 가치와 증시 급락을 불러오는 현상)’ 우려가 나오는 데 따른 경고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IMF 회원국은 글로벌 정치·경제적 위협에는 인식을 함께했지만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는 못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김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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