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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월드 톡톡] 콧대 높던 佛 금융당국 "영어로도 업무처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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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글로벌 금융사들에 러브콜

"파리로 오세요. 이젠 영어로 된 문서 접수도 가능합니다."

프랑스 금융 당국이 영국 런던에 있는 금융권을 향해 앞으로 불어가 아닌 영어로도 모든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며 유혹의 손짓을 보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자국(自國) 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프랑스가 불어 이외에 영어로 된 문서를 받겠다고 선언한 것은 런던 금융권 기업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 금융 중심지 런던에 몰려 있는 글로벌 금융기관 중 상당수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본사 또는 지사를 프랑스 등 유럽 대륙 국가로 옮겨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금융감독원(ACPR)과 금융시장청(AMF)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금부터 프랑스에서 영업하려는 어떤 금융기관도 영어로 된 문서를 불어로 바꿀 필요가 없다"며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직원의 도움도 언제든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들 금융 당국은 기업이 프랑스로 이전할 경우 2주 안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사전 승인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프랑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우리는 런던에 있는 금융기관과 종사자들을 맞을 준비가 완벽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이후 런던에 있는 글로벌 금융기관 등을 향해 대대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마뉘엘 발스 총리는 지난 7월 프랑스로 이전하는 외국계 기업에 대해 소득세 50% 감면, 8년간 부유세 부과 유예 등을 발표했다. 장 루이 미시카 파리 부시장은 "우린 글로벌 금융기관에 레드카펫을 깔아줄 것"이라고 했다.

[런던=장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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