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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후판은 감축, 강관업체 통폐합" 구조조정방안에 업계 '불끈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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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G "조강생산 글로벌 과잉..후판은 감축해야"

업계 반발 고려해 표현 완화했지만 감산 권고는 유지

뉴스1

현대제철 포항공장 후판생산 모습./사진제공=현대제철 포항공장©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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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락 기자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철강산업 경쟁력 진단 컨설팅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됐다. 보고서는 공급과잉에 처한 후판 생산설비 감축과 다수 업체가 난립한 강관업체의 통폐합 등 업계가 반발했던 중간 보고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철강협회는 9월 28일 철강 경쟁력진단 컨설팅과 관련, 주요 회원사와 민간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을 대상으로 최종보고회를 열고 연구용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올 5월 보스톤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해 철강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컨설팅을 추진했다.

BCG는 국내 철강산업을 크게 4개 제품군을 분류하고 부문별로 수요전망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진단하고 생산감축, 경쟁력 제고방안을 제시했다.

BCG는 "글로벌 철강수요는 향후 2030년까지 연 1%대의 저성장이 예상된다"며 "중국이 생산능력을 축소해도 2020년에 7억~12억톤의 조강생산능력 과잉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먼저 냉연강판 등 판재류 제품에 대해 BCG는 원가 및 품질경쟁력이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향후 미래소재 개발 및 수출기반 확대를 통한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선에 쓰이는 후판은 중간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선박 수주 급감에 따른 수요감소로 설비감축을 의미하는 '생산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철근, 형강은 건설 특수로 수익성이 잠시 개선됐을 뿐이라며 안전 규격 강화된 제품군 개발을 포함, 채산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강관에 대해서는 다수의 사업자가 난립하며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등을 통한 기업간의 자발적 재편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사실상 통폐합하라는 주문으로 읽힌다.

이에 앞서 공개된 중간보고서에는 BCG는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로 국내 후판 소비량이 지난해 920만톤에서 2020년까지 700만톤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근거로, 연내 후판공장 1개를 폐쇄하고 단계적으로 2개의 공장을 더 없애야한다는 주장이 담겨 업계의 불만을 샀다.

협회가 밝힌 최종보고서 일부 내용에는 이 같은 표현을 '생산 조정' 정도로 완화했지만 업계 자문위원들이 확인한 완성본에는 구체적인 설비 감축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 같은 컨설팅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외국계 컨설팅 업체가 단 4개월간 철강산업을 들여다 보고 설비 감축을 운운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연구 용역에 약 1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같은 이야기는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원샷법 시행을 앞두고 설비 감축 논리가 담겨있는 보고서가 정부가 주도하는 구조조정에 단초로 작용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자체 진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는 것일 뿐, 정부가 주도하는 구조조정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계획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달 30일 산업부의 철강석화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발표를 앞두고 업계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kiro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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