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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월드 톡톡] '시아버지 정자+며느리 난자'로 아기 173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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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병원, 20년간 '시험관' 시술… "윤리 파괴" "남보다 낫다" 논란

일본의 한 병원에서 지난 20년 동안 시아버지의 정자와 며느리의 난자를 시험관에서 인공수정해 173명의 아기가 태어났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나가노(長野)현에 있는 불임 클리닉인 '스와(諏訪) 머터니티 클리닉'은 1996년 11월부터 올 7월까지 불임 부부를 대상으로 시아버지가 제공한 정자와 며느리의 난자를 사용해 체외수정을 실시해 114쌍의 아기를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 17일 한 학회에서 발표했다. 이 병원의 네쓰 야히로 원장은 "시아버지의 정자를 받아 인공수정을 한 일부 부부는 한 차례 이상 출산을 해 그동안 태어난 아이는 총 173명"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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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원은 지난 20년간 무(無)정자증 등 남편에게 원인이 있는 불임 부부 160쌍을 대상으로 시아버지의 정자를 제공받아 체외수정을 실시했다. 이 중 142쌍이 임신했고, 114쌍이 출산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일본 내에서는 "윤리적으로 큰 혼란이 생길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산부인과학회는 "가족관계나 인간관계가 복잡해져 아이의 장래에 예기치 못한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불임 부부가 익명(匿名)의 제3자로부터 정자를 받아 인공수정한 경우만 인정하고 있다.

네쓰 원장은 "익명의 제3자로부터 정자를 제공받아 두 차례 인공수정을 하고도 임신에 실패한 부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등 신중한 절차를 거쳐 체외수정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가족으로부터 (정자를) 제공받는 걸 원하는 부부가 적지 않다"며 "혈연관계가 있는 쪽에서 정자를 제공받으면 오히려 우호적인 가족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앞서 네쓰 원장은 2014년에도 시아버지 외에 남편의 형제 등으로부터 정자를 제공받아 체외수정을 해 출산한 사례가 있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도쿄=최인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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