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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용산공원 특별법 개정, 불가능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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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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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기지 안 옛 일본군 장교 숙소. 현재는 주한미군 합동군사업무단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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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9월9일, 용산기지의 깃발이 일장기에서 미국 성조기로 바뀐 날이다. 그 금단의 땅 용산기지가 내년이면 우리 품으로 돌아온다. 1905년 러일전쟁 당시 일제가 일방적으로 군용지로 수용한 지 111년 만이다. 1988년 한·미 두 나라 정부의 군사시설 이전 원칙 합의로 시작된 용산기지 공원화는 2008년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제정, 2011년 종합기본계획 수립을 거쳐, 지난 5월 국토교통부가 7개 부처의 8개 시설물을 설치하는 ‘용산공원 개발콘텐츠 선정안’ 발표에까지 이르렀다.

오랜 기다림만큼 기쁨이 배가 돼야겠지만, 국토교통부의 조성 계획안을 보면 용산공원은 위기에 처한 듯하다. 공원 중앙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리고, 동서축 허리는 더욱 잘록해진다. 국토교통부의 계획에 따르면 공원 한복판에 미군 편의시설인 드래곤힐 호텔과 한미연합사령부, 헬기장, 출입방호부지 등 미군시설이 남게 된다.

어느 나라가 국가공원 머리와 가슴에 타국을 위한 공간 확보를 이유로 구멍을 품는단 말인가. 국방부 청사를 비롯한 정부 부처에서 선점한 부지 93만㎡와 미군 잔류 부지 22만㎡를 제외하면 용산공원은 애초 면적인 358만㎡의 68%에 지나지 않는다.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제에 40년 동안 빼앗기고, 1945년 광복과 함께 미군에게 내어주면서 ‘식민과 분단’이라는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각인된 용산기지. 지금의 용산공원 조성 계획은 111년 만에 되찾는 공간적 주권회복과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역사적인 사건에 상처를 남겼다.

우리 용산구는 지금이라도 국가공원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을 촉구한다. 필요하다면 미국과의 재협상에도 나서야 한다. 어렵겠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20여 년 전 아리랑택시회사 부지를 미군에게 돌려받겠다고 했을 때도 사람들은 ‘절대로 안 되는 일’, ‘미친 짓’이라고 했다. 당시 나는 민선2기 용산구청장으로서 미군들이 아리랑택시에 임대하고 있던 땅을 돌려달라고 주장했고, 미군을 설득해 끝내 한미행정협정(SOFA) 의제로 끌어올렸다. 그 자리는 지금의 용산구청이 들어선 곳이다.

용산기지 내 환경오염에 대한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용산구가 자체적으로 주변 수질검사를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다양한 주체가 참여해 폭넓은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투명하게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복원 계획을 수립하고, 정화된 토양에 생태공원의 제 기능을 갖춘 용산공원이 조성돼야 한다.

용산공원이 지닌 역사적 가치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지난 5월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용산공원 콘텐츠 선정 및 정비구역 변경 공청회’의 자료집을 검토한 신주백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HK연구교수는 “조경과 토목은 있을지언정 역사가 제거당했다”고 평가했다. 용산구는 “한반도의 근현대사 그 자체를 반영해야 한다”는 신 교수의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 일본군의 수감장으로 쓰였던 위수감옥을 비롯해 용산기지 안에는 등록문화재급 건물 130여 동이 남아 있다. 청계천에 버금가는 지류인 만초천의 흔적도 기지 안에 유일하게 남아 있고, 200년에 걸쳐 형성된 느티나무 군락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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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이 세계적인 공원이 되어 우리 용산구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 확신한다. 최초의 국가공원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조금 늦어지더라도 긴 호흡으로 공원 조성을 추진해야 한다.

우리 용산구는 중앙정부, 서울시와 지속적인 소통으로 용산공원의 기본 이념이 지켜지고, 세계 최고의 공원이 조성되도록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다. 100여 년 만에 찾아온 봄을 모든 국민이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성장현 용산구청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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