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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천생 모범생 "스무 살, 내 인생의 첫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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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프로포즈 대작전' 어제 첫방송, 여주인공 박은빈]

네 살부터 작품 40여편 찍으며 전교 임원에 선도부 활동까지…

서로 믿음 저버리지 않으면 일편단심, 가능하지 않을까요?

사랑에 대한 희망 보여주고 싶어

"영원한 사랑이 있다고 믿어요. 아날로그적인 사랑 말이죠. 22일 만나놓고 '투투 데이(twotwo day)'라며 기념할 정도로 빨리 만나고 헤어지는 요즘 사랑 말고요."

'지고지순한 사랑'을 말하는 스무살 여대생의 두 뺨이 붉게 물들었다. 앳된 얼굴에 가녀린 어깨의 그는 아역 출신으로 올해 연기 생활 16년째를 맞은 배우 박은빈(20)이다. 그는 8일 시작한 TV조선 수목드라마 '프로포즈 대작전(이하 프로포즈)'에서 20년간 한결같이 첫사랑 강백호(유승호)만을 사랑하는 함이슬 역을 연기한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은빈은 "로맨스 드라마를 찍고 있지만 정작 이성에게 설렘을 느껴본 적이 없다"며 "연기와 학업을 병행하다 보니 (사랑할)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계백' '천추태후' '태왕사신기' 등 40여편의 영화·드라마에 출연하면서도 초·중·고 내내 좋은 성적을 유지해 현재 서강대 심리학과 2학년에 다니고 있다. 박은빈은 "남녀가 서로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일편단심 한 사람만 사랑할 수 있지 않으냐"며 "'프로포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사랑에 대한 희망을 되돌려 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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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수목극‘프로포즈 대작전’의 여주인공 박은빈.“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있거나, 첫사랑의 추억에 젖어들고 싶은 이들에게‘프로포즈 대작전’을 추천한다”고 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첫 드라마 '백야 3.98(1998)' 촬영 때 네 살이었다는데.

"첫 대사가 '계란'이었다. 아빠 역의 박상원 아저씨가 '뭐 먹고 싶어' 물으면 대답하는 거였다. 밥을 다 먹어야 하는 줄 알고 배 아픈 줄도 모르고 두 그릇이나 해치웠다. 모든 것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촬영장은 내게 행복한 놀이터였다."

―'프로포즈'는 어떤 의미가 있나.

"액션·사극·공포 등 여러 장르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사랑이야기는 '프로포즈'가 처음이다. 이제 대학생이 됐으니 청춘 드라마 할 때도 됐다.(웃음) (남자주인공) 유승호와 함께하는 것도 좋았다. 일곱 살 때 만나 '선덕여왕' '태왕사신기' 등에서 여러번 호흡을 맞춰왔다. 둘다 조용한 편이라 말이 많지 않은데도 익숙해서인지 편안하고 믿음직스러워 교감이 잘된다."

―연기 활동을 하면서도 공부를 놓지 않았나 보다.

"성형하지 말 것, 부모님 말씀 잘 들을 것, 공부 열심히 할 것. 어릴 때부터 이 세 가지는 꼭 지켜야 한다고 배웠다. 연기자이지만 학생이니까 공부에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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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대작전’의 한 장면.


―천생 모범생 스타일인데 다양한 얼굴의 연기가 가능할까.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인지 모범생이었던 건 사실이다. 전교 임원에 선도부 활동도 했다. 하지만 연기할 땐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꿈틀대는 걸 느낀다. 성격검사에서도 외향성과 내향성이 반반으로 '종잡을 수 없는 인간형'이라는 결과가 나온다."(웃음)

―사랑을 해보지 않고 사랑을 연기할 수 있나.

"소설가가 체험만을 쓰는 게 아니듯 연기자도 마찬가지다. '연애를 알아야 인생을 아는 것'이라고 하는데 겨를이 없었다. 대신 간접 경험을 위해 소설·만화·영화를 두루 본다. 나는 내 공감력을 믿는다. 가슴이 뻐근하게 아프거나 두근거리면 '이런 게 사랑인가' 싶다."

―'프로포즈'가 다른 작품과 다르게 와 닿는 점은.

"설렘이라는 감정이 나에게 생경한 것이다 보니 일단 즐겁다. 비운의 여인을 주로 맡았는데 이번엔 풋풋한 사랑의 주인공이라 마음이 들뜬다. 본격적인 스킨십 연기의 비중도 좀 늘어났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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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발표회에서 이상형이 유승호라고 했다는데.

"승호가 연기하는 '강백호'라는 캐릭터가 좋다는 말이었는데….(웃음) '프로포즈'에서 백호는 20년간 함이슬 한 여자만 사랑한 남자 아닌가. 비록 깨닫는 게 늦기는 하지만. 변치 않으면서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을 지닌 사람이면 좋겠다."

―연기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마디로 말할 수가 없다. 다만 한 인물을 창조하기 위해, 내가 살아보지 않은 세월을 채워넣는 게 어렵더라. 언젠가 스스로 내 연기를 칭찬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심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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