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미국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의 이민단속 현장에서 단속요원들에게 총을 맞아 사망하기 직전인 러네이 니콜 굿의 모습. 당시 총을 쏜 단속요원 조너선 로스가 촬영한 영상이다. 알파뉴스 누리집 갈무리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민 단속에 대한 전국적인 항의 시위를 촉발한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의 여성 사살 사건 당시를 보여주는 또다른 동영상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 쪽은 이 동영상이 단속요원의 정당방위를 보여준다고 주장하고, 시민사회 쪽은 불필요한 과잉 대응을 보여준다고 반박했다.
미네소타의 보수 매체인 알파뉴스는 9일 총을 쏜 단속요원 조너선 로스가 사건 당시에 현장을 촬영한 47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영상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단속요원의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는 근거인 차량이 단속요원과 충돌했는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상이 공개된 직후에 제이디(J.D.) 밴스 부통령은 “현실은 그의 생명이 위험했고, 그는 자기방어로 총을 쐈다는 것이다”고 또다시 주장했다.
영상을 보면, 사건 당시 러네이 니콜 굿과 동성 배우자 베카 굿은 단속요원들과 얘기하다가 현장을 벗어나려고 차를 돌렸는데, 갑자기 단속요원이 욕설을 퍼붓고 총을 쏜다.
영상은 단속요원 로스가 굿의 차량에 다가가면서 차량과 번호판을 촬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에 운전석에 앉은 굿이 “어이 친구, 괜찮아, 당신한테 화난 게 아니야"라고 말했다. 배우자인 베카 굿은 거리에 서서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고 있었다. 베카는 “괜찮아, 우리는 매일 아침 번호판을 바꾸지 않아. 나중에 우리한테 와도 같은 번호판이야”라며 “우리한테 덤빌 거야? 우리한테 덤빌 거야? 점심이나 먹으러 가, 형씨”라고 말하고는 차에 탑승했다.
이때 차량 반대편에 접근한 다른 단속요원이 “차에서 내려”라고 말하며 욕설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 후 혼란스런 몇초 동안 굿은 차량을 오른쪽으로 돌리고 전진했다. 이때 촬영 중이던 카메라는 갑자기 하늘로 치솟고 “어, 어”하는 소리가 들리고 총소리가 났다. 영상은 차가 도로로 미끄러져 가고, 단속요원이 욕을 하는 것으로 끝난다.
미국 언론들이 앞서 공개된 다른 사건 현장 영상을 분석한 결과, 굿은 자신의 차량 앞에 있던 단속요원 로스 쪽으로 차를 움직였으나, 로스는 이를 피할 수 있었고, 차량이 자신을 지나갔는데도 총을 3발이나 쐈다. 로스가 촬영해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 역시 이를 반박하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굿의 배우자인 베카는 지역 언론에 자신들은 당시 이웃들을 지지하려고 이민단속 현장에 갔다며 “우리는 호루라기를 가졌고, 그들은 총을 가졌다”고 말했다. 베카는 6살 아들 등 세 아이의 엄마인 굿은 “친절함이 뿜어져 나왔다”며 “우리는 출신과 외모에 상관없이 모두가 사랑과 친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으며 우리 아들을 키웠다”고 슬퍼했다.
트럼프는 이 동영상에 대해 “선동가들이 있고, 우리는 항상 이민세관단속국을, 국경순찰과 법집행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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