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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에 법정비용 못 얹는다…은행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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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에 법정비용 못 얹는다…은행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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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기자]
서울 한 은행에서 시민이 대출창구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은행에서 시민이 대출창구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행이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지급준비금과 예금자보험료 등 각종 법정비용을 반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고금리 국면에서 은행의 과도한 이익을 제한하고 대출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지만, 실질적인 금리 인하로 이어질지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은행은 대출금리에 지급준비금, 예금자보험료,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 등 법적비용을 반영할 수 없다.

은행은 해당 사항의 준수 여부를 연 2회 이상 자체 점검해 기록·관리해야 하며, 이를 내부통제 기준에도 반영해야 한다.

은행이 법적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하거나 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나 면직 등 행정제재를 받을 수 있다. 개정 은행법은 공포 6개월 후 시행된다.


금융위는 "하위법령 마련, 은행권 전산 개발 등 법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법 시행 이후에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은행권의 대출금리 법적비용 반영금지 준수 여부를 지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은행은 대출금리 산출 과정에서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는 구조를 적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산금리는 은행의 마진과 각종 위험비용으로 구성되며, 은행연합회 자율규제인 '대출금리 체계의 합리성 제고를 위한 모범규준'에 따라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의 출연금이 법적비용 항목으로 포함돼 왔다.


기준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코픽스, 은행채 등 시장금리를 토대로 형성되는 것과 달리, 가산금리는 은행의 재량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번 개정안은 바로 이 가산금리를 규제 대상으로 삼았다.

지급준비금, 예금보험료,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은 가산금리 반영이 전면 금지된다.


다만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등 일부 보증기관 출연금은 해당 법률에 따른 출연요율의 50% 이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미만까지만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보험업자에 대한 교육세율 인상분 역시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 없다.

이 법안이 추진된 배경에는 고금리 시기에 커진 서민과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있다.

반면 은행권은 같은 기간 사상 최대 수준의 이익을 거두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이자수익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법정비용을 가산금리에서 제외하면 대출금리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법안 발의 측의 설명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필리버스터에서 "은행이 예금보험료와 법정출연금 등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대출자에게 떠넘겨온 갑질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은행은 수익자 부담 원칙을 위반하며 금융 소비자를 봉으로 여기고 있다. 금리 산정 원칙을 법률로 명확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권과 야당을 중심으로는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4대 은행은 법정비용을 가산금리에서 제외할 경우 매년 손실 규모가 2조 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출 문턱을 높이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각종 수수료를 인상하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해당 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고, 민주당이 4월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이후에야 본회의에 상정됐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법안 반대 토론에서 "'효과는 미지수', '대출 문턱을 높인다'는 부정적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제대로 된 토론과 심사도 없이 개정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책임 있는 모습이냐"고 지적했다.

법 시행 이후에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금리 인하로 이어질지는 금융당국의 관리·감독과 은행권의 대응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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