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1991년 LA진출 현지생산과 M&A로 비용 높아
삼양식품, 2021년 판매법인만 세운뒤 국내서 수출해 비용절감
삼양식품, 2021년 판매법인만 세운뒤 국내서 수출해 비용절감
이 기사는 2025년 12월 9일 15:35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
불닭볶음면 열풍을 탄 삼양식품이 해외시장에서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국내 중견 식품업계에서 선제적으로 북미에 진출했던 풀무원의 성과가 언제쯤 나타날 지 투자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90년대 초반 북미 시장에 진출한 풀무원은 건강한 식품을 내세우고 투명한 지배구조로 정도 경영을 걸었지만, 재무적으로는 오히려 삼양식품에 비해 고금리 차입구조를 갖고 있다. 반면 삼양식품은 경쟁사보다 해외매출의 정의를 넓게 잡는 등 적극적인 해외 전략을 펼치면서 매출은 풀무원보다 적지만 이익이 높고 부채가 낮은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2023년 이후 2025년 11월 말까지 2100억 원의 사모 전환사채(CB)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약 500억~600억 원은 사모펀드(PEF) 등 새로운 투자자를 통해 재조달한 뒤 기존 투자금을 갚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모사채 채권형의 경우 자본 적정성에 무리를 주지 않고, 자본형은 부채 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그러나 표면이율이 아닌 실질적인 금리가 5~6%로 공모채보다 높거나 일정 기간 이후 금리가 오른다. 또 투자금 상환이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불닭볶음면 열풍을 탄 삼양식품이 해외시장에서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국내 중견 식품업계에서 선제적으로 북미에 진출했던 풀무원의 성과가 언제쯤 나타날 지 투자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90년대 초반 북미 시장에 진출한 풀무원은 건강한 식품을 내세우고 투명한 지배구조로 정도 경영을 걸었지만, 재무적으로는 오히려 삼양식품에 비해 고금리 차입구조를 갖고 있다. 반면 삼양식품은 경쟁사보다 해외매출의 정의를 넓게 잡는 등 적극적인 해외 전략을 펼치면서 매출은 풀무원보다 적지만 이익이 높고 부채가 낮은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2023년 이후 2025년 11월 말까지 2100억 원의 사모 전환사채(CB)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약 500억~600억 원은 사모펀드(PEF) 등 새로운 투자자를 통해 재조달한 뒤 기존 투자금을 갚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모사채 채권형의 경우 자본 적정성에 무리를 주지 않고, 자본형은 부채 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그러나 표면이율이 아닌 실질적인 금리가 5~6%로 공모채보다 높거나 일정 기간 이후 금리가 오른다. 또 투자금 상환이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사모사채를 포함한 전체 차입금을 기준으로 풀무원은 1년 이자비용만 약 500억 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풀무원이 지난해 번 918억 원의 영업이익 중 상당수는 이자를 갚는데 써야 한다.
풀무원의 높은 차입비중은 삼양식품을 두 배 가까이 능가하는 매출을 빛바래게 하고 있다. 풀무원은 2024년 말 매출액 3조 2137억 원으로 정점을 찍으며 1조 7280억 원인 삼양식품을 압도했다. 그러나 삼양식품은 영업이익만 3446억 원으로 풀무원에 비해 남는 장사를 했다.
특히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 규모가 풀무원은 2022년 8927억 원에서 2025년 9월 1조 663억 원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삼양식품 역시 빠르게 늘긴 했지만 절대 규모가 2253억 원에서 4924억 원으로 아직 여력이 있다. 양 사의 부채비율도 9월 말기준 풀무원은 296.8%, 삼양식품은 89.7%로 격차가 있다.
업계는 무엇보다 풀무원이 식품업계에서 가장 선제적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했다는 점에서 최근 호황을 누리지 못하는 배경을 의아해 하고 있다. 풀무원은 199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세운 현지법인을 시작으로 뉴욕, 보스톤 등에서 두부 등 생산과 공급망을 만들었다. 2004년과 2009년, 2016년에 잇따라 현지 식품기업을 인수하는 등 일본 경쟁사를 제치기 위한 행보도 빨랐다. 그 결과 2025년까지 10년 연속 미국 두부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미국 현지 법인의 흑자가 2020년 이후에 이뤄지는 등 장기간 적자를 감수해야 했다.
반면 삼양식품은 1980년대부터 라면을 수출했지만 현지법인을 세운 것은 2021년에 이르러서였다. 특히 미국서 생산하는 전략을 선택한 풀무원과 달리 삼양식품은 국내에서 생산한 뒤 미국법인은 판매만 맡는 식이었다.
삼양식품은 해외매출을 잡는 기준을 전략적으로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과 다르게 한다. 풀무원과 CJ제일제당 등 해외진출이 활발한 대형 식품기업들은 기관투자자 등 해외 투자업계를 대상으로 한 설명 과정에서 해외 매출을 해외 법인 매출로 간주한다. 이 때문에 국내 수출로 인한 매출이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삼양식품은 국내에서 수출한 매출로 해외 매출을 알리기 때문에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80%까지 높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회계기준으로는 다르지 않겠지만 상장사로서 외부에 알리는 과정에서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사실상 국내 수출 물량”이라면서 “수출물량을 해외 매출에 포함시키지 않는 식품사와 대비하면 해외 매출이 많아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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