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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혜수 ACAMS 전문위원 “AML·AFC 교육의 핵심은 프레임워크를 심는 것”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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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혜수 ACAMS 전문위원 “AML·AFC 교육의 핵심은 프레임워크를 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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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많은 양의 정보를 전달해도 결국 사람의 머릿속에는 극히 일부만 남습니다.그래서 저는 강의 시간에 ‘왜 이 규제가 생겼는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큰 프레임을 먼저 세웁니다. 그 프레임 위에 매주 발송하는 AML/AFC 뉴스레터가 살을 붙여주고, 실무자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정혜수 ACAMS 전문위원이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수년간 한국 AML(자금세탁방지)·AFC(금융범죄예방) 생태계의 중심에서 교육·자문·정책 논의를 이어 온 경험을 이같이 전했다.

정 교수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약 100회 이상의 외부 강의를 수행한 AML·AFC 분야의 베테랑이다. 금융연수원·금융감독원·은행·핀테크·대학교 등 국내 핵심 기관에서 AML·제재·금융범죄예방 강의를 폭넓게 진행해 왔다.

또한 매주 1000여 명 이상에게 발송되는 300주 연속 AML/AFC 뉴스레터를 통해 실무자에게 최신 동향과 실무적 대응 전략을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정혜수 교수는 “AML·AFC 교육은 사람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일”이라며“한국의 전문성과 교육 콘텐츠를 체계화해 국내외 실무자들이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그의 다음 행보는 한국 AML/AFC 생태계의 국제적 영향력 확대에 맞춰져 있다.

다음은 정혜수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 ACAMS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A : “2022년에 ACAMS에 합류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External SME(외부 전문위원)으로 이미 ACAMS와 협력하며 한국 시장의 AML/AFC 교육 수요를 글로벌 기준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은 AML/AFC 규제가 급격히 강화되던 시기였지만 국제 기준을 현장에서 정확하게 적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 흐름을 지켜본 ACAMS 본사에서 정식 합류를 요청했고 저 또한 ‘한국 시장에 글로벌 표준을 제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더 체계적·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ACAMS는 전 세계 AML/AFC 교육의 기준이자 제 전문성과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플랫폼이었습니다.”

Q : 전문위원(SME)으로 활동하면서 ACAMS가 본인에게 끼친 영향은 무엇입니까?

A : “가장 큰 변화는 시야의 확장입니다. 국내 규제 변화가 국제적 흐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FATF·OFAC·EU·APG 등 글로벌 (규제/감독당국)레귤레이터의 움직임이 한국 실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매년 새로운 주제를 학습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AML에서 AFC 전체로 확장되는 글로벌 트렌드를 몸으로 익힐 수 있었습니다.”


Q: ACAMS에 처음 합류했을 때와 지금의 ACAMS,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A : “두 가지 변화가 가장 인상적입니다. 먼저 키워드의 확장(AML → AFC).전 세계적으로 AML은 이제 사기(Fraud), 제재(Sanctions), 부패(Corruption), 자산회수(Asset Recovery)까지 포괄하는 금융범죄 예방 체계로 확장됐습니다. ACAMS도 그 흐름을 빠르게 반영해 왔습니다.

또 하나는 ACAMS Korea Chapter의 출범.한국의 민·관·학 전문가들이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를 한국에 맞게 현지화하고, 또한 한국의 앞선 AML/AFC 사례를 해외에 소개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된 점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여기에 제가 함께한 부분이 있어 보람됩니다. CAMS, CGSS, CCAS, CAMS-RM 등 주요 자격증을 직접 취득해 한국 실무자가 어떤 방식으로 공부하는지 분석했고, CAMS·CGSS 시험 한글화 작업에 참여하여 국내 실무자들이 겪어 온 ‘언어 장벽’을 실질적으로 낮추었습니다. 이후 한국 응시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또한 홍콩 CGSS Sanctions 전문가 장학제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아시아 지역 제재(Sanctions) 전문 인력 양성에도 직접 참여했습니다. 이 모든 경험들이 한국 AML/AFC 생태계 확장에 의미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Q:지금까지 진행한 강의는 얼마나 되나요?

A :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총 약100회의 외부 전문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금융연수원, 금융감독원, 은행, 대학, 핀테크 기업 등 다양한 기관에서 교육을 맡았으며 AML/AFC 수요가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지 현장에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모든 요청에 응답하지 못한 점은 늘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Q:강의 중 가장 힘들었던 점과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입니까?

A : “가장 어려웠던 점은 급격히 늘어난 교육 수요였습니다. 가능한 모든 기관에 가고 싶었지만, 물리적 시간의 한계로 많은 요청에 응답하지 못한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반면 가장 큰 보람은 매우 분명합니다. 제 강의에 참여했던 실무자께서 수강 후‘이 강의를 우리 회사 경영진이 꼭 들었으면 좋겠다’고 요청해 주시고, 실제로 경영진 대상 강의가 진행되곤 합니다.

저는 전문가로서 실무자가 느낀 가치를 조직 전체로 확산시키려 할 때,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실현되는 과정을 눈앞에서 볼 때 가장 큰 뿌듯함을 느낍니다.

특히 교육 관련 사전 미팅에서 논의했던 ‘조직의 아젠다와 조직이 처한 고유의 위함’, 즉 그 조직이 실제로 필요로 했던 부분이 강의 현장에서 그대로 전달되고, 교육이 조직 구성원에게 스며드는 순간을 목도할 때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습니다.

강의에서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규제의 역사·배경·변화·미래 방향을 하나의 프레임워크로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그리고 이 프레임을 조직 전체가 공유하게 되는 순간, 교육이 단순한 강의가 아니라 ‘조직의 변화’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Q:2026년도의 활동 포부를 말씀해 주시죠?

A : “2026년에는 활동 범위를 금융회사에서 일반기업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기업윤리, 제재(Sanctions), 수출입통제, 기업대상 사기범죄 등 일반기업이 직면한 리스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체계적인 교육 기반은 매우 부족합니다.

그동안 금융권 중심으로 AML·AFC·제재를 연구하고 교육해 왔지만 대학교에서 컴플라이언스와 기업윤리 강의를 맡으면서 세계관이 한층 넓어졌습니다. 기업들이 직면하는 윤리·제재·내부통제의 문제를 가까이에서 바라보게 되었고, 금융권을 넘어 일반기업의 리스크·문화·조직 구조까지 깊이 이해하게 된 것이 저의 시야 확장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금융회사뿐 아니라 일반기업 실무자들에게도 AFC·컴플라이언스의 본질적 프레임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합니다.이는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제가 그동안 연구하고 교육해 온 경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다음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Q:장기적으로 가슴속에 품고 있는 최종 목표는 무엇입니까?

A : “장기적으로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K-AML/K-AFC 모델을 국제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입니다.한국은 규제·기술·데이터 측면에서 이미 세계적으로 앞서 있는 부분들이 많으며 실무자의 전문성도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이제는 그 경험과 교육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표준화해 한국형 AML·AFC 모델을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둘째는 민·관 협력(PPP)을 중심으로 한 AFC 생태계를 정착시키는 것입니다.앞으로의 금융범죄 대응은 국제기구–규제기관–금융회사–일반기업–학계가 함께 움직이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또 각 국가와 관할권 역시 상호 연계된 환경 속에서 대응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새로운 흐름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전문 인재와 지식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결국 제가 꿈꾸는 미래는 한국의 AML/AFC 역량이 국제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한국의 경험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기여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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