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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즈니스 트렌드&동향] 중국 테크가 치르는 성숙의 대가

플래텀 허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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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즈니스 트렌드&동향] 중국 테크가 치르는 성숙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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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순이익 52% 감소에도 투자 가속... '전환기 모드' 본격화

11월 25일, 알리바바 그룹(Alibaba, 阿里巴巴)은 2026회계연도 2분기(2025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026회계연도 2분기 알리바바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 증가한 2,477억 9,500만 위안(약 51조원)이며 보통주 주주 귀속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2% 감소한 209억 9천만 위안(약 4조 3,579억원), 비일반회계(Non-GAAP)기준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2% 감소한 103억 5,200만 위안(약 2조 1,488억원)이다.

알리바바 그룹 CEO 우용밍(吴泳铭)은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현재 AI 기술 및 인프라 플랫폼 구축, 전자상거래와 라이프서비스가 결합된 ‘대(大)소비 플랫폼’ 창출이라는 장기적 전략적 가치를 위해 집중 투자하고 있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분기 이러한 분야에 대규모 전략적 자원을 투입했으며, 그 결과 ‘AI+클라우드’, ‘대소비’라는 두 핵심 축이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전자상거래 그룹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한 1,325억 7,800만 위안(약 27조원)이다. 특히 고객 관리 수익(Customer Management Revenue, CMR)은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한 789억 2,700만 위안(약 16조원)으로 '전 사이트 프로모션(全站推广)' 광고 상품의 확대 도입과 2024년 9월 신설된 기초 소프트웨어 서비스 수수료로 인해 수수료율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더 주목할 만한 성과는 즉시배송 부문에서 나왔다. 분기 매출은 229억 600만 위안(약 4조 7,54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60% 급증했다. 알리바바는 생태계 전반에 걸쳐 즉시배송과의 연계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2025년 10월 31일 기준 약 3,500개의 티몰(Tmall, 天猫) 브랜드가 자사 오프라인 매장을 즉시배송 채널에 연결했다. 이 시너지는 솽스이(双十一) 기간에 폭발적으로 나타났다. 솽스이 기간동안 타오바오(Taobao, 淘宝) 앱의 소비자수가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하였으며, 티몰 브랜드의 즉시 배송 일평균 주문량이 9월 대비 198%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은 막대한 투자 비용과 맞바꾼 결과다. 중국 전자상거래 부문의 조정후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A)는 전년동기대비 76% 감소한 104억 9,700만 위안(약 2조 1,789억원)이다. 알리바바측은 “이는 즉시배송, 사용자 경험 개선, 기술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 확대 때문”이라며, “이러한 투자는 향후 수익성과 시장 지위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그룹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4% 증가한 398억 2,400만 위안(약 8조2,666억원)이다. 이는 AI 관련 제품 채택 증가에 따른 공공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따른 것이다. 시장 조사 기관 옴디아(Omdia)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중국 AI 클라우드 시장에서 35.8%의 점유율을 차지해 2위부터 4위까지의 점유율 합계를 넘어섰다. 글로벌 기업인 NBA,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중국 유니온페이(UnionPay, 银联), 보쉬(Bosch) 등도 최근 알리바바 클라우드와 AI 협력 계약을 체결하며 기술력과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다.

알리바바는 B2B는 물론 B2C 영역에서도 AI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 AI 모델인 통이치엔원(通义千问)을 기반으로 한 치엔원(千问)앱을 출시해 공개 테스트를 시작했는데, 출시 1주 만에 다운로드 수가 1,000만 건을 돌파했다. 향후 이 앱은 전자상거래, 지도, 로컬라이프 등 알리바바 생태계 전반에 통합될 예정이다.

국제 디지털 커머스 그룹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한 347억 9,900만 위안(약 7조2,235억원)이며 조정후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A)는 1억 6,200만 위안(약 336억원)이다. 이는 물류 효율화와 투자 대비 수익 개선이 동시에 이뤄진 덕분이며, 특히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의 초이스(Choice) 사업의 단위 경제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 밖에도 까오더(高德), 허마(盒马), 알리바바 헬스(阿里健康) 등도 모두 수익 성장을 기록하며 생태계 전반의 회복세를 보였다.

알리바바는 전략적 투자 확대와 맞물려 매출 대비 판매 및 마케팅 비용이 급증하고 현금 흐름이 대폭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판매 및 마케팅 비용은 664억 9,600만 위안(약 13조원)으로, 총매출의 26.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동기 324억 7,100만 위안(13.7%)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알리바바측은 판매 및 마케팅 비용 증가가 중국 전자상거래 부문의 사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투자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영업 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전년동기 314억 3,800만 위안에서 100억 9,900만 위안(약 2조 960억원)으로 68% 감소했다. 그리고 잉여 현금 흐름(Free Cash Flow)은 전년동기 137억 3,500만 위안 순유입에서 218억 4천만 위안(약 4조 5,313억원) 순유출로 전환되었다. 이는 주로 즉시 배송 투자와 클라우드 인프라 지출 증가에 따른 것이다.

이번 분기 실적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지만, 중장기적으로는 AI 인프라, 클라우드, 즉시배송 중심의 구조적 성장동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알리바바는 지금 ‘전환기의 투자 모드’에 있으며, 이번 분기는 그 전략이 본격화된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흑자→적자 전환한 메이투안, 징둥의 도발에 알리바바가 웃었다

11월 28일, 중국 생활서비스 플랫폼 메이투안(美团)이 2025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메이투안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 증가한 955억 위안(약 19조원)이며 순이익은 전년동기 129억 위안 흑자에서 186억 위안(약 3조 8,626억원) 적자로 전환되어, 외식 배달 경쟁의 가장 큰 피해자임을 입증하였다.

가장 큰 충격은 외식 배달, 매장 방문 서비스, 즉시배송 등을 포함하는 핵심 로컬 비즈니스 사업의 매출 하락이다. 핵심 로컬 비즈니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8% 감소한 674억 위안(약 13조원)이다. 그 중 배달서비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7.1% 감소한 230억 위안(약 4조 7,771억원)으로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배송료 감면과 같은 보조금 투입이 대폭 증가한 것이 원인다. 그리고 수수료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한 264억 위안(약 5조 4,832억원), 온라인 마케팅 서비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7% 증가한 142억 위안(약 2조 9,493억원)이다.

샤오상마트(小象超市), 해외 배달 플랫폼 키타 (Keeta) 등 신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5.9% 증가한 280억 위안(약 5조 8,156억원)으로 유일한 성장축으로 부상했다. 특히 수수료 수입은 101% 급증했다.

매출 원가는 703억 위안(약 14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7% 증가하였는데, 이는 라이더 보조금 증가, 즉시 배송 주문량 증가 및 해외 사업 확장 때문이다. 판매 및 마케팅 비용은 전년동기대비 90.9% 급증한 343억 위안(약 7조 1,241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비중의 35.9%까지 상승했다.

메이투안의 핵심 사업인 배달 및 매장 방문 서비스는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해 큰 압박을 받고 있다. 핵심 로컬 비즈니스 부문의 매출 역성장은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한 대규모 보조금 투입 때문이며, 하이툰연구(海豚研究)의 분석에 따르면 메이투안이 배송료 감면 형태로 지출한 비용이 90억 위안(약 1조 8,693억원)을 초과한 것으로 추산했다. 즉, 메이투안이 일정 수준의 배송료를 받지 않음으로써 고객 이탈을 막은 것이다.

메이투안측은 대규모 보조금 경쟁 속에서도 중고가 시장 점유율은 지켜냈으며, 객단가 15위안(약 3,115원) 이상 주문의 총거래액(GTV) 비중이 3분의 2를 초과하고, 30위안(약 6,231원) 이상 주문 비중이 약 70%에 달하는 등 평균 순(純) 객단가가 타 플랫폼 대비 높다고 밝혔다. 그리고 "배달 가격 전쟁은 본질적으로 저품질, 저수준의 악성 경쟁이며, 우리는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순수한 보조금 의존 확장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향후 필요한 투자는 진행하되 가격 전쟁에 참여하지는 않고 서비스 경험 및 운영 효율성 우위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사업의 부진은 외식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매장 방문 서비스도 성장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마케팅 수익 증속이 둔화된 것은, 타오바오가 까오더 지도를 활용해 지역 음식점 순위, 리뷰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메이투안의 독점적 입지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메이투안은 대응책으로 세 가지 전략을 내세웠다. 첫째, ‘꼭 먹어봐야 할 리스트’(必吃榜), ‘흑진주 레스토랑’(黑珍珠) 등 고품질 평가 시스템을 확대해 신뢰성 있는 콘텐츠로 차별화하고, 둘째, 가짜 리뷰와 비정상적 평가를 AI로 필터링해 리뷰의 신뢰도를 높이며, 셋째, ‘사전 예약’, ‘스마트 웨이팅’ 등 소비자 체험을 강화하는 기능을 도입해 실질적 가치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메이투안측은 “가오더는 내비게이션 도구일 뿐, 사용자가 능동적으로 ‘식당을 찾는’ 습관을 기르기 어렵다”며, 자사의 서비스 생태계 우위를 강조했다.

한편, 해외 시장에서는 희망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중동 진출 브랜드 키타(Keeta)는 지난 10월, 창설 29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메이투안의 글로벌 확장 전략이 점차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다.

이번 외식 대전의 발단은 징둥(JD.com, 京东)의 공격적 진출이었다. 징둥은 원래 자사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트래픽을 유도하기 위해 외식 사업을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알리바바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상황이 되었다. 알리바바는 이미 외식 시장에 상당한 투자를 해온 상태였기 때문에, 추가적인 손실을 감수할 여력이 있었던 반면, 메이투안은 이 시장이 수익의 핵심이자 생존의 기반이었기 때문에, 방어를 위해 전방위적 투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징둥은 여전히 시장 규모가 작아 직접적 타격은 제한적이며, 알리바바는 손실 확대를 감수할 수 있는 재무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메이투안은 핵심 사업이 직접 공격받는 상황에서 방어 없이는 시장 점유율이 무너질 수밖에 없어, 결국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셈이다.

메이투안은 손실이 정점에 달했다고 예상되지만, 4분기에도 외식 배달 사업의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악재가 일단락된 후 메이투안은 자신의 서비스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겠지만, 이는 상당한 회복 기간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화웨이, AI 인형 '스마트 한한' 출시 당일 매진... 틈새→주류 전환 신호탄"

지난 11월 26일, 화웨이(华为) 컨슈머비즈니스그룹 CEO 위청동(余承东)은 신제품 발표회에서 첫 스마트 감성 AI 인형 ‘스마트 한한(智能憨憨)’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스마트 한한은 28일에 399위안(약 8만 2,872원)에 출시되었으며 출시 당일, 화웨이 공식 스토어에서 즉시 매진되었으며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460-559위안(약 9만 5,542-11만 6,104원)에 거래되면서 시장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스마트 한한’은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봉제 인형처럼 보이지만, 내부에 음성 인식, AI 대화 시스템을 탑재해 사용자의 말에 반응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 한한은 샤오이(小艺) 거대 모델과 HarmonyOS(鸿蒙OS)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으며, 대규모 소비자 시장으로의 AI 장난감 개념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단순한 하드웨어를 넘어 사용자와의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완성도 높은 세계관을 갖추고 있다. 제품 설명에 따르면, 스마트 한한은 감정 에너지를 생명력의 원천으로 삼는 고리형 행성에서 왔으며, 그들의 행성이 기쁨이라는 단일 감정에 지나치게 의존해 에너지 고갈 위기에 직면하자, 인류와 동반자 계약을 맺기 위해 지구로 파견되었다는 세계관이 설정되어 있다.

‘AI 지식 장난감 라이브러리’ 설명에 따르면, 스마트 한한은 기존 AI 토이보다 풍부한 신체적 인터랙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사용자가 즈넝 한한을 쓰다듬거나 숨을 불어넣으면 털 쓰다듬기, 간지럼 태우기 등의 피드백을 유발하며, 이마를 만지면 다양한 표정 반응을 보이고, 살짝 흔들면 흥분하여 떨리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 사용자의 기쁨, 슬픔, 분노, 즐거움 등의 감정 상태를 파악해 맞춤형 반응을 보이며, 사용자와 공유한 대화, 비밀, 일상 이야기 등을 저장하고 ‘공동 추억’ 형태의 AI일기로 정리한다. 그리고 사용자의 일상 패턴에 맞춰 아침 인사, 취침 인사 등 생활 리듬 동기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실, 화웨이의 AI 동반 로봇 개발은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었다. 이미 2025년 여름, 화웨이는 하모니OS 5.1 업데이트를 통해 스마트폰 화면 속에 ‘한한’이라는 가상 캐릭터를 처음 선보였다. 사용자는 화면을 터치해 털을 쓰다듬는 제스처를 할 수 있었고, 한한은 사용자의 생체 리듬에 맞춰 기분 상태를 변화시켰다. 이는 단순한 알림 기능이 아니라,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려는 시도였다. 이번에 출시된 실물 ‘스마트 한한’은 하모니OS와 완전히 통합되어, 화웨이 자체 개발된 샤오이 거대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제품에는 독창적인 세계관도 부여됐다.

‘스마트 한한’은 화웨이가 단독으로 개발한 제품이 아니며 루오보즈넝(珞博智能)과의 협업 결과물이다. 루오보즈넝은 올해 초 ‘푸자이(芙崽)’라는 열쇠고리형 AI 완구를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이 제품은 이동성과 소셜 공유 가능성을 강조해 기존 실내 중심의 감성 완구 시장을 확장시켰다. 화웨이는 하모니OS 5.1에서 ‘한한’이라는 IP를 먼저 알리고, 루오보즈넝의 하드웨어 역량과 디자인 감각을 결합해 실물 제품을 탄생시켰다. 이는 소프트웨어 IP와 하드웨어 제조의 최적 조합 전략이며, 동시에 소비자 전자제품의 성장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신규 카테고리 탐색이기도 하다.

업계 분석가들은 ‘스마트 한한’의 기능이 기존 AI 동반자 장난감의 기능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화웨이의 시장 진입 자체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화웨이의 진입은 'AI 장난감'이라는 개념을 수억 명의 일반 소비자에게 전례 없는 강도와 광범위한 형태로 효과적으로 각인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소비자 인지도를 넘어, B2B 채널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유통업체, 소매 채널, 기업 선물 구매자 등 B2B 고객들은 화웨이라는 주류 브랜드에 의해 검증된 이 제품을 더 이상 작은 규모의 주변 제품이 아닌 주요 성장 잠재력을 가진 품목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전체 산업의 신뢰도와 투자 유치 가능성, 유통 확대 속도를 가속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중국 전기차의 역전: 선두 BYD 주춤한 사이 샤오미·리프모터 질주

12월 1일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일제히 발표한 11월 판매 실적은 시장이 냉각기에 진입하며 냉탕과 온탕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양극화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선두 기업은 판매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감소한 반면, 리프모터(Leap Motor, 零跑), 샤오미(小米) 등 일부 신생 기업과 국영 전기차 브랜드는 약진을 기록하며 연간 목표를 조기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업계 선두 주자인 BYD(比亚迪)는 11월 인도량이 48만 200대에 그치며 월 50만 대 판매 고지를 돌파하지 못했다. 이는 2024년 10월부터 3개월 연속 50만 대를 초과했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해외 판매량은 13만 1,900대로 최초로 10만 대를 돌파하였으나, 급격한 국내 시장 판매 하락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BYD의 11월 국내 판매량은 34만 8,300대로, 전년동기 47만 5,800대 대비 26.81% 대폭 하락했다. BYD의 국내 월별 판매량은 2025년 7월부터 5개월 연속 전년동기대비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다.

반면, 상하이자동차(SAIC, 上汽)와 지리(Geely, 吉利) 등 경쟁사의 신에너지차 판매는 급증하며 BYD를 추격하는 양상이다. 상하이자동차와 지리의 11월 신에너지차 인도량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19.75% 증가한 20만 9,400대, 전년동기대비 53.36% 증가한 18만 7,800대를 기록했다. 특히 지리의 신에너지차 침투율은 60.50%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리프모터, 샤오미, 샤오펑은 2025년 연간 목표 인도량를 조기 달성했다. 리프모터는 11월 인도량 7만 327대를 기록하며 11월까지 누적 53만 6,100대를 인도하여 연간 목표인 50만 대를 이미 초과 달성하였다. 샤오미는 11월까지 누적 인도량이 35만 대를 초과한 것으로 추산되며, 3분기 영업이익 7억 위안(약 1,453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신규 세력 중 가장 빠르게 수익화에 성공했다. 샤오펑(Xpeng, 小鹏汽车)도 11월 3만 6,728대를 인도하며 연간 38만 200대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그러나 이들의 성공 뒤에는 각기 다른 과제가 도사리고 있다. 리프모터는 8-20만 위안(약 1,661억-4,154억원)의 저가형 차량(B, C 시리즈)에 의존해 박리다매 구조다. 3분기 순이익은 1억 5천만 위안(약 31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 감소하며 시장의 기대를 밑돌았다. 실적과 반대로 브랜드 신뢰 위기에 직면해 있다. SU7의 사고 논란, 탄소섬유 후드 커버 논란, 정액금 반환 소송 패소 등 연이은 악재로 10-11월 주가가 27% 급락하고, CEO 레이쥔(雷军)의 SNS 팔로워도 한 달 새 70만 명 감소했다. 시장은 ‘샤오미의 성공은 트래픽이 만들었지만, 위기도 바로 그 트래픽이 키웠다’고 진단하고 있다. 샤오펑은 전략 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다. 과거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는 생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샤오펑은, 북부 및 내륙 지역의 현실적 수요를 인정하고 G6, G7, P7+의 주행거리 현장형 모델을 2026년 1분기 출시할 계획이다. 순수 전기차에서 ‘전기+주행거리 연장형’ 복합 전략으로의 전환이 2026년 시장 지위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화웨이(华为)의 지능형 자동차 기술 생태계 하이마(HIMA, Harmony Intelligent Mobility Alliance, 鸿蒙智行)는 11월 총 8만 1,864대를 인도했다. 이 중 아이토(AITO, 问界)가 5만 1,677대, 럭시드(Luxeed, 智界)도 S7, R7 모델로 1만 대 돌파에 성공했다. 상제(尚界), 스텔라토(STELATO, 享界), 마에스트로(Maexrtro, 尊界)는 각각 20만 위안(약 4,154만원) 이하, 30만 위안대(약 6,231만원), 100만 위안대(약 2억 771만원) 고가 모델로 15-100만 위안(약 3,115만-2억 771만원) 전 가격대를 커버하며 생태계의 힘을 과시했다.

그러나 하이마의 핵심 파트너 세레스(SERES, 塞力斯)는 11월 홍콩 상장 후 즉시 주가가 하락하며, 시장이 ‘화웨이 의존도 과다’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아이토 매출이 세레스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구조에서, 높은 마케팅 비용은 장기적 독자성 확보를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다.

과거 연말에는 보조금 마감을 앞두고 수요가 몰리는 꼬리치기 현상이 나타났으나, 2025년에는 뚜렷이 약화됐다. 11월 리프모터, 샤오펑, 니오(Nio, 蔚来汽车) 등 신규 세력의 월별 인도량은 직전 월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니오 CEO 리빈(李斌)은 일부 지방 정부의 자동차 교체 보조금 중단이 자동차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니오는 4분기 인도 목표를 12-12만 5천 대로 유지하여 12월에 4만 3천-4만 8천 대를 인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니오의 중저가 브랜드 온보(ONVO, 乐道)는 1만 1,794대를 판매하며 26만 위안대(약 5,400만원) 중형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고 초소형차 브랜드 파이어플라이(Firefly, 萤火虫)는 6,088대를 판매하며 유럽에 진출하여 글로벌화를 시도 중이다.

리오토(Li Auto, 理想汽车)는 11월 전월대비 4.5% 증가한 3만 3,181대를 인도했으나, 전년동기대비 32% 감소했다. 이는 첫 번째 대중용 순수 전기차 i6의 양산 시작이 반영된 결과지만, 배터리 공급 병목으로 월 2만 대 생산 목표는 2026년 초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리오토는 2026년 자체 개발 M100 칩 양산과 초고속 충전망 확대를 통해 반등을 모색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론 매출, 마진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둥펑그룹(东风集团) 산하의 보야(Voyah, 岚图)와 창안자동차(长安汽车) 산하의 아바타(AVATR, 阿维塔) 등 국영 기업의 신에너지차 브랜드는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높여 각각 전년동기대비 84.28% 증가한 2만 5대, 전년동기대비 25.29% 증가한 1만 4,057대를 기록하며 연이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두 회사는 현재 홍콩 상장(IPO)을 신청 중이며, 강력한 판매 성장세가 투자자 심사의 핵심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 : 허민혜(min3hui4@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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