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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강등 원인? “프런트부터 많이 바뀌어야” 이용의 외침에 답이 있다[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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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강등 원인? “프런트부터 많이 바뀌어야” 이용의 외침에 답이 있다[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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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김은중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과의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서 패배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FC 김은중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과의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서 패배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수원=정다워 기자] 축구단은 사무국과 선수단, 두 개의 바퀴로 굴러간다. 하나라도 고장 나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수원FC의 강등 원인도 이 맥락에서 생각해야 한다.

2020년 극적으로 승격하며 K리그1에 합류했던 수원은 ‘1부 시대’를 마감했다. 수원은 올시즌 K리그1 10위에 머물렀고, 승강플레이오프에서 부천FC1995에 밀려 강등당했다. 8일 홈에서 열린 2차전서 2-3으로 져 1차전 패배를 뒤집지 못했다. 수원은 2026년을 다시 K리그2에서 보내야 한다.

기본적인 책임은 팀을 이끄는 수장, 김은중 감독에게 있다. 지난해에는 팀을 K리그1 5위에 올려놓으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2년 차엔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진한 눈물을 흘린 그는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수장으로 팀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우리 선수들 끝까지 열심히 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모든 비난은 나에게 주시면 좋겠다”라며 책임을 통감했다.

더 살펴봐야 할 지점이 있다. 바로 사무국이다. 베테랑 이용은 경기 후 “수원에 온 뒤로 많은 걸 느꼈다. 우리가 강팀이 되려면 솔직히 프런트부터 많이 바뀌어야 한다”라고 일침을 가하며 “프로 의식을 갖고 비전을 가져야 다시 1부로 승격할 수 있다. 강등돼도 선수 영입을 하고 발전하는 수원이 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수원FC 베테랑 이용.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FC 베테랑 이용.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패배 후 발언하는 최순호 단장.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패배 후 발언하는 최순호 단장.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의미 있는 메시지다. 올시즌 강등된 대구FC의 조광래 대표이사, 강등 위기를 거친 제주SK 김현희 전 단장, 울산HD 김광국 전 대표이사 등은 책임 있는 자세로 사임했다. 과거와 달리 사무국 대표이사나 단장은 더 많은 권한을 갖고 팀을 운영한다. 반대급부로 감독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역은 축소됐다. 단장이나 대표이사가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고 행동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연히 수원 사무국이나 최순호 단장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나아가 근본적인 원인도 살펴봐야 한다. 수원은 2013년 K리그2 원년 멤버다. 비교적 이른 시점인 2015년 첫 승격을 경험했고, 1부 리그 단골이지만 12년 전과 지금의 구단 환경은 크게 다른 점이 없다. 클럽하우스는 고사하고 전용 훈련장이 없어 성남, 화성 등 다른 지역을 전전하며 경기를 준비한다. 몰입도, 집중력이 하락하고, 동기부여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올여름에는 경기장 드레싱룸 에어컨이 고장 났고, 원정팀 감독실이 없다는 ‘민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장기적인 플랜이 있는 것도 아니다. 수원은 매해 선수단 물갈이 폭이 커 일관성 있는 라인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여름에는 이승우, 올여름에는 안데르손 같은 핵심 자원을 이적시킬 수밖에 없었다. 구단의 비전이 밝은 것도 아니고 금전적으로 많은 이득을 보장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라 적지 않은 선수가 주가를 올려 다른 팀으로 떠날 생각을 하게 되는 팀이 바로 수원이다. 꾸역꾸역 버텼지만, 올해엔 한계에 직면했다.

그렇다고 사무국과 선수단이 하나 되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고 보기도 어렵다. 과거 김호곤 전 단장이 김도균 전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것과 달리 지금의 최 단장, 김 감독 체제에서는 엇박자가 난다는 안팎의 시각이 주를 이뤘다. 위태위태했던 배는 항해의 끝에 결국 좌초된 모습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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