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중앙일보 언론사 이미지

[단독]세계 3000마리 남은 '희귀새', 연천에 20마리 나타났다

중앙일보 전익진
원문보기

[단독]세계 3000마리 남은 '희귀새', 연천에 20마리 나타났다

속보
ICC, 다르푸르 잔혹행위 수단 군지도자에 20년 징역형 선고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삼곶리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내 임진강 장군여울. 흰색 깃털을 한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 20여 마리가 강가에 머물고 있었다.

지난달 중순 이후 겨울을 나기 위해 시베리아에서 이곳까지 이동해온 두루미 무리다. 두루미들은 이곳에서 내년 3월까지 겨울을 난 후 다시 번식지인 시베리아로 돌아간다.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삼곶리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 임진강 장군여울. 겨울을 나기 위해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 한쌍이 물가에서 쉬면서 부리로 털을 고르고 있다. 사진 이석우씨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삼곶리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 임진강 장군여울. 겨울을 나기 위해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 한쌍이 물가에서 쉬면서 부리로 털을 고르고 있다. 사진 이석우씨



현장을 확인한 이석우 임진강생태네트워크 대표는 “두루미 무리의 수는 이달 말쯤이면 수백 마리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9일 밝혔다. 이어 “두루미들은 천적인 삵 등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광활한 자갈밭이 펼쳐진 강가에서 주로 머물며 다슬기 등을 잡아먹고 잠도 얕은 물 속에 다리는 담근 채 서서 잔다”고 소개했다.

그는 “두루미 무리는 가끔 강가와 인접한 율무밭과 강가 먹이터 등지로 가족 단위로 무리 지어 날아가 율무 등을 먹고 다시 강가로 날아온다”며 “어미 두루미(성조)는 어린 두루미(유조)를 항상 데리고 다니며 보호하며 온종일 활동을 같이하는 모습도 관찰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삼곶리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 임진강 장군여울. 겨울을 나기 위해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 무리가 물가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이석우씨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삼곶리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 임진강 장군여울. 겨울을 나기 위해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 무리가 물가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이석우씨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만 남은 두루미는 고고한 자태를 보여 조상 대대로 학(鶴)으로 부르며 신성하게 여겨왔던 조류다. 연하장에도 등장하는 희귀 조류다. 임진강 두루미는 한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 수심 20∼30㎝ 얕은 급류가 흐르는 여울을 중심으로 먹이활동을 벌이고 잠도 잔다.

장군여울에서 2㎞ 상류 연천군 중면 횡산리 빙애여울에서는 같은 날 오후 100여 마리의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무리가 확인됐다. 시베리아에 날아와 월동하는 재두루미 수도 예년과 같을 경우 이달 말이면 500여 마리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겨울을 나기 위해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100여 마리가 확인됐다. 사진 이석우씨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겨울을 나기 위해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100여 마리가 확인됐다. 사진 이석우씨





“이달 말 장군여울 사라지면 두루미 안전 위협”



이석우 대표는 “두루미의 임진강 최대 월동지인 장군여울이 이달 말이면 물에 잠겨 사라지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는 하류 3㎞ 지점에 있는 군남댐(군남홍수조절지, 총저수량 7160만t)에서 내년 봄철 용수 확보를 위해 부분 담수를 하기 때문”이라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러다 보니 “두루미들이 장군여울이 사라지면 인근 빙애여울로 빼곡히 옮겨가거나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민통선 바깥 임진강변으로 내몰리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남댐을 운영하는 케이워터 측은 “오는 20일부터 내년 봄철 가뭄 등에 대비해 총저수용량의 4.9%인 350만t을 내년 봄까지 담수할 예정”이라며 “부분 담수로 장군여울은 사라지더라도 두루미와 재두루미 서식지인 빙애여울은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하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인 담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남댐 측은 “두루미 서식지 보호를 위해 두 곳 가운데 한 곳은 남겨두기 위해 2015∼2016년 겨울철의 경우 총 저수량의 20%까지 담수 했던 것을 2017년부터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