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윤 대통령측 변호인단 및 경호처(왼쪽)과 공수처,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2025.1.15 [사진출처=연합뉴스] |
김성훈 전 대통령실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 등 경호처 간부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연합뉴스는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의 박종준 전 처장과 김성훈 전 차장,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 등의 공소장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2월30일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이 발부된 후 공수처의 집행을 막기 위해 경호처 공무원과 차량을 동원하고 유형력을 행사했다.
박 전 처장은 윤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영장이 발부된 작년 12월 31일부터 올해 1월 2일까지 처장 공관 1층 회의실에서 간부회의를 열고 ‘공수처의 체포영장은 불법’이라며 차벽을 세우는 등 영장 집행을 막으라고 지시했다.
김 전 차장과 이 전 본부장도 집행 전날인 지난 1월 2일 ‘미친놈들이 오면 때려잡자’고 하는 등 영장 집행을 막기로 했다고 특검팀은 파악했다.
이들은 경호처 차량과 군사경찰경호대 소유 버스 등을 활용해 3중 차벽을 세우는 ‘관저지역 침투대비 차벽 현황 보고서’ 등 문건을 만들었다.
공수처 공무원이 영장을 집행할 경우 차벽을 설치하는 등 행동지침도 구성했다.
박 전 처장은 공수처 인력이 관저 진입을 시도하거나 정문을 돌파할 경우 윤 전 대통령에게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했다.
박 전 처장 등 경호처 간부들은 부하 직원 등에게 공수처 인력 진입을 막으라고 수시로 지시했다.
이에 성명불상의 경호공무원이 공수처 수사관의 목을 누르거나 파견 경찰관의 가슴 부위를 밀치는 등 폭행을 했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김 전 차장은 공수처 검사가 1차 저지선을 넘어 관저 방향으로 뛰어가자 그를 지목하며 “막아”, “팔짱 껴” 등의 지시를 했다.
이에 검사는 경호공무원 4명에게 둘러싸이고, 이동하려 하자 몸을 붙잡히는 등 폭행을 당했다.
해당 검사와 공수처 파견 경찰관 등은 2차 저지선 돌파를 시도하다 박 전 처장의 지시를 받은 경호공무원에 의해 멱살을 잡히는 등 폭행당했다.
박 전 처장의 사직서 수리로 처장 직무를 대행하게 된 김 전 차장은 영장 집행 저지에 적극 나섰다.
그는 1월 7일 윤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님께서 전략을 세우시고 준비하시는 데 전혀 지장 없도록 철통같이 막아내겠다”며 “더욱더 직원들을 정신 무장시켜 한치 흔들림 없이 수행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김 전 차장은 경호처 소속 공무원 100여명을 동원해 영장 집행 저지를 위한 ‘인간 스크럼 훈련’을 여러 차례 실행했다. 차벽과 철조망도 설치하도록 했다.
이 전 본부장은 외부에 총기가 잘 보이도록 휴대한 상태에서 ‘위력 순찰’을 하라는 윤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정당한 권한이 없음에도 소속 공무원에게 총기를 소지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또 1월 11일부터 13일까지 경호처 관저부 직원에게 기관단총 2정을 가족경호부 사무실에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직원들은 무기고에 있던 기관단총과 실탄 80여발을 가족데스크에 배치했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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