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업 오로라, 신개념 비행기 X-65 개발
주날개 가운데 트라이앵글 형태…레이더 반사 경감
주날개 가운데 트라이앵글 형태…레이더 반사 경감
미국 항공기업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스가 개발한 항공기 ‘X-65’. 오로라 제공 |
주날개 가운데가 가위로 오려 놓은 듯 뻥 뚫린 기이한 형상의 무인기가 개발되고 있다. 타악기인 ‘트라이앵글’을 동체 양옆에 붙여 놓은 것 같은 모양새다. 항공 공학의 기본 개념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미국 기업 보잉 자회사인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스는 최근 공식 자료를 통해 미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추진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독특한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로라가 공개한 무인기 이름은 ‘X-65’이다. 길이 9m, 중량 3100㎏인 X-65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체 양쪽에 달린 주날개다. 삼각형 주날개 가운데가 텅 비어 있다. 타악기 트라이앵글과 비슷한 형상이다.
대기권 내 비행의 기본은 날개가 공기와 맞닥뜨리며 생긴 양력(위로 뜨는 힘)을 만드는 것인데, 그러려면 내부가 꽉 찬 날개를 갖추는 일이 필수다. X-65 날개는 기존 공학 개념을 깬 것이다.
X-65는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주날개 가운데가 비어 있으면 적 레이더를 튕겨내 자신의 위치를 드러낼 가능성이 줄어든다. 적의 눈을 속일 수 있다면 아군의 작전 성공 가능성은 커진다. 레이더 회피를 위한 고가 페인트를 바르는 대신 아예 기체를 도려낸 셈이다.
이런 기이한 날개에도 X-65가 공중에 뜰 수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오로라는 “압축 공기를 뿜는 노즐을 기체에 14개 장착했다”고 했다. 압축 공기로 주날개 위아래로 흐르는 기류 속도를 조절해 양력을 생성한다.
X-65의 기이한 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수직꼬리날개의 ‘방향타’(기수 좌우 움직임 제어), 수평꼬리날개의 ‘승강타’(기수 위아래 움직임 제어)도 없다. 복잡한 움직임이 동반되는 부품을 최소화해 고장 가능성을 줄인 것이다. 방향타와 승강타 움직임도 노즐에서 나오는 압축 공기가 대신한다.
결과적으로 비행 중인 X-65 동체에서는 물리적인 움직임이 나타나는 부품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압축 공기가 바쁘게 분사되는 소리만 들릴 공산이 크다. 오로라는 “다음 달 X-65 동체 조립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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