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주대은 기자(상암)] 전북 현대 팬들이 심판진을 향한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전북은 6일 오후 1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광주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전북은 더블을 달성하는 동시에 코리아컵 공동 최다 우승(6회) 팀이 됐다.
선제골을 넣은 팀은 전북이었다. 전반 추가 시간 4분 이동준이 광주 수비진의 실수를 틈타 선제골에 득점했다. 광주도 반격했다. 후반 25분 프리드욘슨이 헤이스의 헤더를 받아 동점골을 만들었다.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마지막에 웃은 팀은 전북이었다. 연장 전반 추가 시간 1분 김태현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승우가 득점으로 연결했다.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며 전북이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시상식 진행됐다. 광주 선수단과 전북 선수단이 메달과 트로피를 받기 전, 심판상 시상이 있었다. 그런데 이때 전북 팬들이 "삼류 심판 X져"라는 콜과 함께 심판진을 비판하는 걸개를 들어 올렸다.
최근 나온 타노스 코치의 징계 결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8일 타노스 코치는 대전과 경기 도중 심판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두 눈에 양 검지 손가락을 대는 동작을 했다. 주심은 타노스 코치의 행동을 인종차별을 의미하는 행위로 보아 심판보고서에 기재하고 상벌위원회에 진술서를 제출했다. 타노스 코치는 '심판이 핸드볼 파울을 직접 보지 않았느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9일 제14차 상벌위원회를 열어 전북 타노스 코치에 대한 출장정지 5경기와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퇴장 판정과 별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벌위원회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특정 인종의 외모를 비하하는 의미로 통용되어 이미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를 여러 차례 받은 행동과 일치한다"라며 "타노스 코치가 이 행동 전후로 욕설과 함께 'racista(인종차별주의자)'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쓰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던 정황 등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징계 발표 이후 전북은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가 내린 징계 결정과 배경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타노스 코치와 논의한 결과 이번 사안에 대한 상벌위 결정이 사실관계와 의도에 대해서 다시 한번 면밀한 검토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재심 청구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심 청구 역시 기각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사 전원의 의견 일치로 전북 구단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고 상벌위 결정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징계 대상이 된 제스처는 인종차별적 의미로 통용되는 제스처로 보이고, 상벌위원회의 기존 결정에 명백한 오류가 있거나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 바 없어, 재심 신청을 기각한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타노스 코치는 전북을 떠나기로 했다. 그는 "난 수많은 나라에서 많은 사람과 일하며 그들의 문화, 인종과 관련해 어떠한 문제도 없이 함께 어울리며 살아왔고 이를 축복으로 여겼다. 그러나 난 지속적으로 해명했던 모든 상황의 맥락, 문화적 표현과 의미를 무시당한 채 단 한 번의 오해로 '자칭' 권위자들부터 인종차별 행위자라는 오명을 입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삶은 국적과 인종을 떠나 축구인으로서 안전하고 존중과 평화, 법 앞의 평등이 있는 곳에서 계속돼야 하기에 슬픈 마음을 안고 이번 시즌 종료 후 이곳을 떠나기로 했다. 성공과 역사를 함께 할 수 있었던 구단과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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