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유럽 플레이오프 D조(덴마크, 체코, 아일랜드, 북마케도니니아 승자)와 한 조에 묶였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 캐네디 센터에서 열린 FIFA 북중미 월드컵 조추첨식에서 2포트 추첨자인 샤킬 오닐(미국)이 가장 먼저 한국을 뽑았다. A조에 속하게 된 한국은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 2010년 개최국인 남아공,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 D조 승자와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다투게 됐다. 마지막 상대팀인 유럽 플레이오프 D조 국가는 내년 4월 1일에 결정된다.
종전 32개국 체제였던 월드컵 본선이 2026년 북중미 대회부터 48개국으로 확대되며 경기 방식이 복잡해졌다. 각 조 1위와 2위 팀 24개국은 32강에 자동 진출하고, 각 조 3위 중 성적이 우수한 8개국이 추가로 합류해 32개국이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내년 6월 11일에 시작해 7월 19일까지 약 39일간 진행된다. 참가국이 증가해 총경기가 기존 64경기에서 104경기로 늘어나며 대회 기간도 길어졌다.
개최국 자격으로 1포트에 속한 멕시코는 역대 통산 전적에서 8승 3무 4패로 한국에 앞서 있다. 역대 월드컵에서는 두 차례 만나 한국이 모두 패한 바 있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한국이 1대3으로 패했다. 당시 하석주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후 퇴장을 당했고, 10명이 싸운 한국은 내리 3실점 하며 역전패했다. 이후 20년만인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다시 맞붙은 한국은 멕시코를 상대로 손흥민이 만회 골을 넣었지만 1대2로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희망도 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9월 미국 원정에선 2대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남아공은 지금까지 월드컵뿐만 아니라 A매치에서도 한국과 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한국이 원정 16강 진출 쾌거를 이뤘던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B조, 남아공은 A조에 속해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 역대 네 번째 본선 진출에 성공한 남아공은 역대 월드컵에서 9전 2승 4무 3패 (11득점 16실점)를 기록 중이다. 16강 진출 경험은 단 한 번도 없다. 최고 성적은 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17위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6일(한국시간) 열린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추첨 행사에 앞서 열린 제 1회 FIFA 평화상 수여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트로피를 수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조추첨식에 앞서 제 1회 FIFA 평화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주인공은 예상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황금색 메달과, 여러개의 손이 지구를 받친듯한 모습의 트로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메달을 목에 걸어 눈길을 끌었다.
추첨식에는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본선 참가가 확정된 42개국 사령탑이 총출동했다. 본선에 나설 나머지 6개국은 내년 3월 열리는 유럽(4개국), 대륙 간(2개국) 플레이오프(PO)로 결정된다.
이날 조추첨식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와 함께 캐나다 총리, 멕시코 대통령 등이 자리해 의미를 더했다. 또한 세계 최고의 스포츠 축제답게 각 스포츠 종목의 전설들이 행사에 함께해 주목받았다.
FIFA 레전드이자 전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이자, 세대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수비수 중 한 명인 리오 퍼디난드가 국제 방송인 사만다 존슨의 도움을 받아 조추첨식 진행을 맡았다.
퍼디난드는 “이 역사적인 조 추첨을 진행하게 되어 정말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힌 뒤 “선수로서 저는 이 세계적인 무대를 위해 살았다. 이제 전 세계가 기다리고 있는 4개 팀으로 구성된 12개 조를 공개하는 놀라운 라인업과 함께 특별하고 특별한 역할을 맡게 되어 영광이다”라며 흥분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미국프로풋볼(NFL) 7회 우승 이력의 톰 브래디와 프로농구(NBA) ‘공룡 센터’ 샤킬 오닐,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현역 최고의 강타자 중 한 명인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 등이 조 추첨의 조력자로 참여한다.
퍼디난드는 시작일 뿐이다. 이날 미식축구, 농구, 야구, 아이스하키 등 각계각층의 스포츠 스타들이 무대에 올라 주목받았다. NFL 슈퍼볼 7회 우승자 톰 브래디, NHL 명예의 전당 헌액자이자 스탠리컵 4회 우승자인 웨인 그레츠키, MLB 올스타 7회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 NBA 챔피언십 4회 우승자이자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샤킬 오닐이 추첨 진행을 맡았다.
그레츠키는 “축구는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년, 그리고 그 이후에 북미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FIFA 월드컵이 개최될 때 이러한 일이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고, 브래디는 “전 세계가 하나로 모이는 이 대회의 길을 여는 데 일조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