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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파티 뒤엔 '안주 심부름'?… 박나래 전 매니저들이 폭로한 그날의 진실 [M-scope]

MHN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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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파티 뒤엔 '안주 심부름'?… 박나래 전 매니저들이 폭로한 그날의 진실 [M-scope]

서울흐림 / 8.6 °

(MHN 홍동희 선임기자) 대중에게 늘 웃음을 주던 '나래바'의 불이 꺼지고, 그 자리에 차가운 법적 공방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방송인 박나래가 전 매니저들로부터 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부동산 가압류 신청을 당했다는 소식은 연말 연예계를 강타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연예인과 매니저 사이의 진실 게임을 넘어, 한국 연예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가족 경영 1인 기획사'의 한계와 '관찰 예능' 시대의 모호한 노동 경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화려한 파티 뒤에 날아온 '갑질' 계산서

박나래의 전 매니저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꽤 충격적이다. 이들은 단순한 임금 체불뿐만 아니라, 술자리에서의 폭언과 술잔 투척 등 신체적 위협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니저들은 안주 심부름, 파티 뒷정리, 가족 관련 업무 등 공적인 업무와 상관없는 사적인 지시가 반복되었다고 호소했다.

주목할 점은 법원의 태도다. 법원이 이들이 낸 부동산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매니저들의 주장이 단순히 흠집 내기 수준을 넘어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최종 판결은 아니지만, 박나래 측에는 뼈아픈 대목이다.


'엄마 사장님'과 무등록 기획사… 시스템의 부재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주식회사 앤파크'라는 박나래의 1인 기획사가 있다. 박나래의 어머니가 대표로 있는 이 회사는 놀랍게도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조차 하지 않은 채 운영되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등록 없이 기획사를 운영하는 것은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이는 전문적인 매니지먼트 시스템 없이 '가족끼리' 주먹구구식으로 회사를 운영해 온 아마추어리즘의 결과다. 전문 인력이 없는 가족 회사에서 매니저는 '직원'이 아닌 '가족의 심부름꾼'으로 취급받기 쉽다. 체계적인 계약과 업무 분담 대신 "가족 같은 사이니까"라는 말로 사적인 노동을 강요하는 환경, 이것이 이번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일 수 있다.


'관찰 예능'의 그림자… 일과 사생활의 경계


박나래의 성공을 이끈 '나 혼자 산다' 같은 관찰 예능은, 역설적으로 매니저의 노동 환경을 힘들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연예인의 집이 곧 촬영장이 되고, 사적인 파티가 방송 콘텐츠가 되면서 '일'과 '사생활'의 경계가 무너진 것이다.

방송을 위한 요리는 '콘텐츠'지만, 카메라가 꺼진 후의 설거지와 뒷정리는 누구의 몫일까? 콘텐츠를 위한 '지원'과 사적인 '갑질'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서 갈등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대중은 '중립 기어'… 그래도 시스템은 필요하다


하지만 대중은 무조건 비난하기보다 신중하게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과거 배우 신현준의 전 매니저 폭로가 허위로 밝혀졌던 사례나, 반대로 이순재의 매니저가 부당해고를 인정받았던 사례를 모두 봐왔기 때문이다. 양쪽의 말을 다 들어봐야 안다는 학습 효과가 생긴 것이다.

박나래 측은 현재 "사실 확인 중"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이번 사건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의리'나 '가족 같은 분위기'라는 말로 퉁치기엔, 연예 산업은 너무 커져 버렸다.

1인 기획사도 제대로 된 등록 절차를 밟고, 매니저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연예인 스스로가 자신을 하나의 '기업'으로 인식하고 전문적인 경영 마인드를 갖추지 않는다면, 제2의 박나래 사태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대중은 이제 화려한 이미지가 아닌, 투명하고 공정한 '상식'을 원하고 있다.

사진=MHN DB,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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