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APEC 2025 KOREA'에 입장하는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자를 영접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포함한 중동·아프리카 순방길에 올랐다. 한·미 정상회담을 거쳐 관세·안보 협상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발표한 이후 첫 해외 외교 일정이다. 이번 순방은 총 7박 10일의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튀르키예 등 4개국을 방문한다.
첫 일정인 UAE는 중동 국가 중 유일하게 ‘특별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핵심 협력국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이하 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 도착해 현충원과 UAE 초대 대통령인 고(故) 자이드 빈 술탄의 영묘 방문을 시작으로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한다.
이 대통령은 18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다. 방위산업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무함마드 대통령의 아들인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자는 지난달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해 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11월에 대통령님을 UAE에서 뵙기를 기대한다”며 “취임 후 처음 방문하시는 것인 만큼 UAE에서 각별하게 모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UAE 방문 마지막 날인 19일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 행사를 열고 양국 경제인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BRT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유영상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 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순방 전 브리핑에서 “신정부 출범 후 첫 중동 국가 방문인 이번 방문을 통해 4대 핵심 분야인 투자, 국방·방산, 원전, 에너지를 넘어, 첨단기술·보건의료·문화 등에서도 한·UAE 간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진들이 남아공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 수행을 위해 17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이동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
이어 이 대통령은 수교 30주년을 맞은 이집트 공식 방문(19~21일)을 거쳐,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G20 정상회의 참석(21~23일), 튀르키예 국빈 방문(24~25일)을 진행한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아프리카에서 개최되는 첫 G20 정상회의로, ‘연대, 평등,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열린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서 제시했던 ‘글로벌 AI 기본사회’와 ‘회복과 성장’ 등의 비전이 이번 G20에서도 확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이 대통령의 중동·아프리카 4개국 방문은 보호 무역 기조가 강해지는 정세 속에, 우리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 기조를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로 다각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주최국인 남아공은 물론 아프리카에 대한 연대와 협력, 그리고 아프리카 발전에 기여할 의지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또 멕시코,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호주 등 믹타(MIKTA) 회원국들과도 G20 정상회의 기간 상호 조율된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국제 사회에서 목소리를 키울 전망이다.
G20 정상회의 전후로 방문하는 이집트·튀르키예 역시 중동의 핵심 국가로서, 국방 교류, 방산 수출 확대 등의 논의를 나눌 예정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20일 오후 이집트 카이로 대학 연설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대(對) 중동 구상을 처음 밝힌다는 계획이다. 위 실장은 “평화 차원에서 한반도·중동 평화에 대한 상호 지지를 확인하고, 번영 차원에서 투자 교역을 더욱 활발히 하고 첨단기술·보건의료 등 미래 지향적인 협력에서도 실질적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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