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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대선날 “우리 이겨요? 몇 %로?”…명태균에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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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대선날 “우리 이겨요? 몇 %로?”…명태균에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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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가 2022년 대선 당일 ‘공천개입 의혹’ 핵심인물인 명태균씨에게 전화를 걸어 출구조사 결과를 자세히 문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명씨로부터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가 명씨를 절대적으로 신뢰한 정황이다.



한겨레가 확보한 명씨와 김 여사 간의 통화 녹취록을 16일 보면, 김 여사는 2022년 3월9일 저녁 8시30분께 명씨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러니까 우리는 몇 %로 이겨요, 대략 이기면?”이라고 대선 결과를 문의했다. 그러자 명씨는 “아무리 못 이겨도 6%(포인트 차이로) 이겨요. 아무리 못 이겨도”라고 확신을 줬으나 다시 김 여사는 “아우, 출구조사 때 뭐 우리가 지는 것도 나와가지고 아주 지금 장난이 아니야”라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명씨는 전화를 받자마자 김 여사에게 “원래 출구조사는 법적으로 사전투표를 (포함)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 김 여사는 통화 전부터 명씨와 출구조사 결과 분석을 두고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지상파 3사(KBS·MBC·SBS)는 공동 출구조사를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48.4%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47.8%)를 0.6%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당선될 거라 예측했지만, 제이티비시(JTBC)가 단독으로 진행한 출구조사에선 이재명 후보가 초박빙세로 당선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두 사람의 전화통화는 1분25초동안 이어졌다. 명씨는 김 여사에게 “출구조사를 해봐야 (현장 투표율) 50%밖에 안되잖아요. 사전투표가 거의 50%라고 했지 않나”라며 “그러면 반밖에 안한 거예요. 나머지 반은 일반 여론조사에서 보정치를 줬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출구조사를 보면 모든 모든 방송사들이 거의 똑같죠? 자기들끼리 나름 몇 %, 몇% 이렇게 조정한 거예요”라고 했고 김 여사는 “일단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명씨는 “(여론조사) 그거는 제가 아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나중에 (특별한 일) 있으면 전화드릴게요”라고 김 여사를 안심시켰고, 김 여사는 “예예”라고 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명씨는 윤 전 대통령이 6%포인트 차이로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지상파 3사 분석과 비슷한 0.73%포인트 차이의 신승이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대선 기간(2021년 6월∼2022년 3월) 명씨로부터 공표 36차례, 비공표 22차례 등 58차례 여론조사 결과(2억7440만원어치)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명씨가 돕던 김영선 전 의원이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받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 공소장에 윤 전 대통령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하며 추가 기소를 예고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26일 서울 광화문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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