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열릴 2026년 대회에도 ‘사무라이 재팬’의 목표는 당연히 대회 2연패다. 당장 15일과 16일 한국과 평가전을 통해 대회 준비 페이스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두 차례 평가전에서 국내 선수들을 고루 실험한 뒤, 내년 3월에는 메이저리거들까지 포함해 정예 전력을 구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 선수들 역시 국가대표팀 차출에는 굉장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조국이 부르면 무슨 일이 있어도 간다는 사고방식을 공유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 선수들도, 일본 선수들도 2026년 WBC를 벼르고 있다. 다만 한 가지 변수가 있다. 구단의 차출 거부다.
메이저리그 팀들은 40인 로스터 안에 들어 있는 선수들의 국제 대회 차출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올림픽이나 프리미어12에서 메이저리거들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이유다. 딱 하나 예외가 WBC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야구 세계화’를 위해 주최하는 대회인 만큼 차출에 호의적이다. 그러나 모든 선수를 다 허락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만의 까다로운 기준이 있다.
‘주니치스포츠’는 14일 “팀은 일본 선수들의 WBC 출전에 대해 소극적인 것 같다. 특히 올해 맹활약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그렇다”면서 “WBC에 참가하면 준비도 빨라져야 해서 시즌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야마모토는 지난해보다 훨씬 더 많은 이닝을 던졌고, 여기에 포스트시즌에서도 슈퍼맨처럼 활약해 어깨의 부하가 적지 않다. 다저스가 부상을 우려해 야마모토의 차출을 허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 다저스는 2023년 WBC 당시 클레이튼 커쇼가 대표팀 출전을 희망했지만, 부상 위험을 고려해 허락하지 않았다. 커쇼는 당시 “보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WBC는 부상자 명단 등재 일수와 시기 등을 종합해 구단에 합법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사사키 로키의 경우 올해 부상자 명단에 있었던 시기가 길어 역시 다저스가 차출을 꺼릴 수도 있다.
오타니 쇼헤이의 경우 ‘타자만’ 한다는 조건에 차출을 허락할 수 있다. 오타니는 공교롭게도 2023년 WBC에 출전한 뒤 끝내 시즌 막판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물론 WBC 출전과 팔꿈치 수술의 연관성을 정확하게 찾기는 쉽지 않지만, 껄끄러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오타니는 내년 풀타임 선발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 다저스도 차출에 난색을 표할 수 있다.
실제 팬들은 “다저스가 일본인 선수의 WBC 출전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이번 시즌의 기용 상황을 근거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야마모토가 WBC 출전을 위해 조기에 준비하는 것을 다저스가 환영할 수는 없을 것”, “지금 이 시기의 다저스 관계자가 할 수 있는 당연한 답변”, “우승 퍼레이드 이후 세 번째 반지에 도전한다고 하면 나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등 다저스를 옹호하는 댓글이 공감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야마모토는 올해 피로도를 충분히 풀어내야 할 필요가 있고, 사사키 로키의 경우는 내년 선발로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다저스도 난색을 보일 수 있다. 다만 일본에서 열리는 예선전은 건너 뛰고, 미국에서 열리는 본선에만 출전을 허락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으로 최근 여론은 지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한숨을 돌린 일본 야구계의 여유를 느낄 수도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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