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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정책실장, 美 관세 요구에 “기절초풍, 올해가 을사년이구나”

조선일보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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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정책실장, 美 관세 요구에 “기절초풍, 올해가 을사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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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한미 정상회담 전후 ‘3실장’ 영상 공개
대통령실은 14일 이재명 대통령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달 29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대미 관세협상 타결을 위해 분주히 움직인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들 세 실장은 대통령실 안팎에서 ‘3실장’으로 불린다. 이날 대통령실이 올린 영상 제목도 ‘케미 폭발 대통령실 3실장’이었다.

3실장은 영상에서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직전까지 관세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속이 탔던 상황을 설명했다.

김 실장은 지난 8월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뒤, 미국이 처음 보내왔던 관세협상의 세부 합의안에 대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기절초풍이라고 해야 할지”라고 했다.

그만큼 생각지도 못한 과도한 요구가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8월 정상회담에서 통상과 안보 분야에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지만, 미 측이 이후 예상치 못한 요구를 해와 후속 협상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 유튜브 채널의 '케미 폭발 대통령실 3실장' 영상

이재명 대통령 유튜브 채널의 '케미 폭발 대통령실 3실장' 영상


김 실장은 그러면서 “아주 진짜 말도 안 되는 안이었다”며 “그래서 제가 ‘아, 올해가 을사년이구나’ (했다)”라고 당시 심정을 설명했다. 미국의 요구 수준이 1905년의 을사늑약(을사조약)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는 의미로 보인다.


김 실장은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이 임박해서도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던 상황에 대해 “그야말로 완전 최악이었다”며 “미국도 대통령이 오고 그러는데 우리가 이렇게 안 좁혀지니까 엄청 화를 냈고, 그런 것들이 다 우리한테 전달됐다”고 했다.

강 실장도 “긴장감은 거의 극대화돼 있었고 이견은 좁혀지지 않은 상태였다”고 했다. 실제로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도 협상 결렬 예측이 많았지만, 정상회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급속히 양측 간 이견이 좁혀져 타결이 이뤄졌다. 강 실장은 “(정상회담이) 끝나고 긴장이 탁 풀리는 그런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유튜브 채널의 '케미 폭발 대통령실 3실장' 영상

이재명 대통령 유튜브 채널의 '케미 폭발 대통령실 3실장' 영상


위 실장은 “결과적으로는 잘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잘된 배경에는 대통령께서 대처를 잘해 주신 것이 첫째고, 나머지 참모들이 여러 가지 지혜도 모으고 대처를 잘 궁리했다”고 했다. 위 실장은 마지막 순간에 한미가 상대를 배려해 협상이 타결될 수 있었다고 했다.


강 실장은 “(3실장 중에) 아무래도 제가 제일 완강한 입장이었다”며 “물론 더 완강한 건 대통령이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팩트시트를 발표하면서 “일종의 비자발적 협상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가진 최대의 무기는 버티는 것이었다”고 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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