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옥해 보복하겠다" 그 말에…'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안타까운 근황

'부산 돌려차기 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화면./사진=뉴스1(피해자 측 남언호 변호사 제공)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 여성 김진주씨(필명)가 법정에서 "구치소에 있는 가해자가 저의 집 주소를 말하며 '탈옥해 보복하겠다'고 말한 것을 전해 들은 뒤 큰 두려움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13일 뉴스1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주관)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 남성 이모씨(31)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김씨는 검찰 측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이씨는 부산구치소에 수감돼 재심이 진행 중이던 2023년 2월 동료 수감자였던 유튜버 A씨에게 김씨 때문에 1심 형량을 많이 받아 억울하다며 "탈옥해 집에 찾아가 죽여버리겠다" 등 보복 협박성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전 여자친구에게도 협박 편지를 보낸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씨 측은 검사가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 중 동료 수감자들이 김씨에게 제보한 SNS(소셜미디어) 메시지 등에 대해 "작성자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실제 이씨와 함께 수감 생활한 수용자가 보낸 게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 김씨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김씨는 "A씨가 방송에 출연해 증언한 걸 보고 먼저 연락했다"며 "당시 A씨는 '같은 재소자로 너무 죄질이 나빠 보여 피해자가 모르면 안 된다고, 피해자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외에도 이씨 동료 수감자들이 A씨와 비슷한 이야기를 SNS 메시지로 보냈다. 그들은 신원 특정이 두려워 가계정으로 연락했다고 했다"며 "처음엔 이들 말을 믿지 않았는데, 제가 과거 살았던 집 주소를 수감자들이 언급하더라"라고 했다.

또 "메시지 대응을 어떻게 할지 몰라 교정청에 물어보니 담당 직원이 자신의 연락처를 넘겨주라고 했다"며 "직원 연락처를 수감자들에게 주니 '교정청 조사에서 모든 걸 진술하겠다'고 했고 그때부터 믿게 됐다. '보복하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족들까지 다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집에 들어가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큰 두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이씨는 김씨가 제기한 민사소송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열람해 김씨 주소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2심 공판이 끝난 2023년 6월 12일 피해자 김씨가 심경을 밝히던 모습./사진=뉴스1

이씨는 변호인을 통해 "김씨가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송장을 A씨 등 동료 수감자에게 보여준 적 있다. 김씨 집 이름이 특이해서 그들도 기억하고 있는 것"이라며 "보복 협박성 발언을 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증인 신문이 끝난 뒤 사건 피해자로서 발언 기회를 얻은 김씨는 "저는 더 이상 '존경하는 재판장님'이라는 구절을 쓰지 않는다"며 "가해자가 수용 중인 상황에서 저를 죽이겠다는 얘기를 듣고도 저를 법정으로 끌어들였다"고 지적했다.

또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죄책감에 몸부림치는 아빠 모습을, 가족이 집을 떠나게 만들고 불안하게 만드는 것에 분노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가해자가 있는 그대로의 형량을 받고 저와 멀리 떨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건 다음 기일은 오는 12월 23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이뤄진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5월 22일 오전 5시쯤 이씨가 부산진구 서면에서 귀가하던 김씨를 성폭행할 목적으로 뒤쫓아가 폭행한 사건이다.

이씨는 1심에서 살인미수죄가 인정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검찰이 강간살인 미수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해 징역 20년으로 형량이 늘었고 대법원에서 확정돼 복역 중이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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