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처형당한 말리의 인플루언서 마리암 시세. /X(옛 트위터) |
아프리카 말리에서 유명 인플루언서가 이슬람 급진 세력 연계 지하디스트 조직에 의해 공개 처형됐다.
12일(현지 시각) 가디언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틱톡에서 1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지닌 인플루언서 마리암 시세는 지난 6일 말리 북부 팀북투 지역 박람회를 촬영하던 중 무장 괴한에게 납치됐다. 그 후 이튿날 통카 마을 독립 광장에서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살됐다.
국제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시세를 납치한 무장 괴한이 알카에다 연계 단체인 ‘자마아트 누스라트 알 이슬람 왈 무슬리민(JNIM)’ 소속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처형 당시 현장엔 시세의 오빠도 있었는데, 그 역시 “여동생은 지하디스트들에게 체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세는 통카 마을 관련 영상을 주로 올려온 현지 유명 인플루언서다. 평소 군복을 입고 정부군을 지지하는 콘텐츠를 올리기도 했다. 인구 약 5만3000명의 통카 마을은 말리 치안군이 주둔하지 않는, 이슬람 무장 세력 활동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한 관계자는 “지하디스트들이 ‘정부군에 협력하기 위해 우리를 촬영했다’는 혐의로 시세를 살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리 군사정부는 2012년부터 지하디스트 세력을 진압하고 있으나 계속된 분쟁에 치안만 악화하고 있다. 최근엔 JNIM 측의 연료 수입 방해로 학교가 폐쇄하고 농업 활동이 멈추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번 사건을 두고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국가 통제력이 얼마나 약화했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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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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