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수능 시험 당일 조계사 명동성당 영락교회 분위기
종교는 달라도 수험생 응원 가족들 마음은 같아
13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 아침 서울 중구에 위치한 명동성당을 찾은 중년부부가 수험생 자녀를 위해 기도를 하고 있다. /명동성당=오승혁 기자 |
[더팩트|서울 중구=오승혁 기자] "아들, 지금 시험 보고 있을텐데. 끝까지 파이팅하자! 그동안 사랑했고 아빠가 사랑한다!"
"어휴 애들이 짠하죠. 얼마나 떨면서 오늘 시험장에서 갔을지. 긴장하거나 떨어서 실수하지 말고 실력 발휘 제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작년에는 손녀 수능 기도하러 새벽부터 왔는데, 올해는 손자 수능 기도하러 왔어요. 그저 원하는 대로 됐으면 합니다." (웃음)
13일 '오승혁의 '현장'은 '2026년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맞아 서울의 종교 시설을 취재했다. 이날 아침부터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조계사와 서울 중구에 있는 명동성당, 그리고 영락교회 등을 찾아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의 성공적 수능을 위한 간절한 염원과 진심 어린 기도가 가득한 곳에서 수험생들을 함께 응원했다.
수능 1교시 국어영역이 시작되는 오전 8시 40분을 1시간 넘게 앞둔 시간 조계사 대웅전과 법당 앞에 설치된 수험생 응원초를 올리는 공간에는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앙다문 수험생들의 부모, 조부모 등의 가족들이 모이고 있었다.
조계사는 현재 국화로 만든 작품들을 법당 경내에서 전시하고 있다. 수많은 작품 중 조선시대 과거 시험 급제자가 쓰는 모자인 '어사화'를 꽃으로 만들고 수험생들의 소망을 적은 장식을 붙인 것이 가장 큰 관심을 모았다.
수험생의 가족들은 해당 작품 앞에 잠시 멈춰서서 지켜본 뒤 초에 불을 켜고, 대웅전으로 들어가거나 경내의 탑을 돌면서 기도했다. 새벽부터 왔다는 한 노년 여성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험생은 손주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기 위해 왔다며 수줍게 웃었다.
현장에서 커피, 율무차 등의 음료를 나눠주던 봉사자는 "매년 수능날마다 오시는 수험생 가족들을 위해 음료 등을 드리는 봉사를 하고 있다"며 취재진에게도 커피를 권했다.
이어 명동성당을 찾았다. 종교는 다르지만 현장의 분위기와 마음은 같았다. 명동성당 본당과 지하성당에는 모두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며 묵주를 돌리고 있는 수험생 학부모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본당 건물 뒷편에 있는 봉헌초를 바치는 공간과 성모 마리아 상 앞에도 기도하는 이들이 더러 보였다. 한 중년 부부는 "작년에도 수험생 자녀 응원하는 인터뷰를 했는데, 너무 쑥스러워서 올해는 사양할게요"라며 촛불을 켠 뒤 기도를 시작했다.
다른 중년 부부 중 한 아버지는 아들을 향해 "그간 수고했고 사랑한다, 끝까지 화이팅!"이라며 부정을 드러냈다. 취재진도 "원하는 결과 이루시길 바란다"고 함께 응원했다.
그리고 명동성당 맞은 편에 위치한 영락교회를 찾았다. 해당 교회는 수능 시험 영역마다 다른 목사들이 연이어 기도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수험생 가족들이 응원을 이어갔다.
각자 믿는 종교와 모시는 대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종종 다투기도 하지만, 이날 절과 성당, 교회에서 만난 모든 이들의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진심 어린 마음은 같았다.
'수능 한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유독 따뜻한 아침이었던 이날 <더팩트>도 학부모들과 함께 대학 입시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수험생들이 파이팅하기를 기원했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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