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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반의 반 값 왔을때 쟁여놔야…포스코의 1.1조원 베팅 ‘자신감’

매일경제 정지성 기자(jsjs19@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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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반의 반 값 왔을때 쟁여놔야…포스코의 1.1조원 베팅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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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리튬 확보에 1.1조 투자
“리튬가격 지금이 바닥” 판단
공급망 구축 위해 역발상 투자
호주 광산기업 지분 30% 인수
전기차 86만대분 확보 가능해
아르헨티나 자원 투자도 성사


호주 미네랄 리소스社가 보유·운영 중인 서호주 워지나(Wodgina) 리튬 광산. <포스코홀딩스>

호주 미네랄 리소스社가 보유·운영 중인 서호주 워지나(Wodgina) 리튬 광산. <포스코홀딩스>


2차전지 시장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포스코홀딩스가 오히려 1조1000억원을 투자해 호주와 아르헨티나에서 2차전지 주요 소재인 우량 리튬 자원 확보에 나섰다.​ 리튬 가격이 2022년 고점 대비 85%가량 급락한 지금을 원료 확보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전기차 시장 성장기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역발상 전략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대표 광산 기업 미네랄리소스가 신규 설립하는 중간 지주사의 지분 3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투자 금액은 7억6500만달러(약 1조원) 규모다. 이번 투자로 미네랄리소스가 서호주에서 운영 중인 글로벌 톱티어 리튬 광산 ‘워지나’와 ‘마운트마리온’에서 리튬 정광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워지나 광산은 매장량이 650만t(글로벌 5위 규모)에 달하며 마운트마리온 광산은 210만t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두 광산에서 확보한 연 27만t 규모 리튬 정광으로 수산화리튬 연 3만7000t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전기차 약 86만대에 들어가는 분량이다.​

호주 리튬 광산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로 광산 경영 참여와 배당 수익도 확보했다. 본격적인 시장 성장기에는 리튬 정광 제련 사업까지 연계하는 단계적 사업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우량 염수 리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일 6500만달러(약 950억원)를 투자해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내 광권을 보유한 캐나다 자원 개발사 LIS의 현지법인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앞서 2018년 10월 해당 염호의 주요 광권을 31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번에 추가로 인접 지역 광권 인수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양질 리튬이 매장돼 있는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서 추가 매장량 158만t과 용지를 확보하게 됐다.​​

포스코 홀딩스 본사 전경. [포스코홀딩스]

포스코 홀딩스 본사 전경. [포스코홀딩스]


리튬은 크게 호주 등에서 암석을 채굴해 정광을 얻는 광석 리튬과 아르헨티나·칠레 등 염호에서 염수를 추출·증발시켜 얻는 염수 리튬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생산된다. 포스코홀딩스가 지난 7년간 리튬 확보에 투자한 금액은 총 2조450억원에 달한다.

2021년 광양에 5750억원을 투자해 수산화리튬 공장을 건설하는 등 꾸준히 리튬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해왔다.​ 현재 광양 공장에서는 연 4만3000t 규모의 수산화리튬 생산이 가능하다.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서는 수산화리튬 2만5000t 규모의 생산 공장이 지난해 10월 준공됐다.​


이번 투자는 리튬 가격이 하락한 지금을 오히려 우량 자원을 저렴하게 확보할 최적기로 본 중장기 전략이다. 리튬 가격은 2022년 전기차 시장 급성장기에 1t당 57.5만위안을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8만위안대까지 85% 급락한 상태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호주 등 주요 광산 업체의 경쟁적 증산으로 공급 과잉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022년 고점 대비 리튬 가격이 급락하면서 광산과 광권 매입 비용도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30년까지 연 42만3000t의 리튬 생산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톱3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글로벌 1위 리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원료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리튬 공급망을 다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우량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에서 알 수 있듯이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성장 가능성도 큰 분야”라며 “선제적 투자를 통한 안정적 원료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국내 기업들도 사활을 걸고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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