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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만석 검찰총장 대행 사의…대통령실 "면직안 제청되면 수리"

중앙일보 조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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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만석 검찰총장 대행 사의…대통령실 "면직안 제청되면 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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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닷새만인 12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노 대행의 면직안이 제청되면 이를 수리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장동 항소 포기'로 검찰 내부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대장동 항소 포기'로 검찰 내부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대검찰청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5시 38분쯤 언론에 “금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사의를 표명했다"며 "자세한 입장은 퇴임식 때 말씀드리겠다”라고 공지했다.

노 대행의 사퇴는 지난 7월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의 자진 사퇴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은 지 4개월여 만이다.

사퇴 압박을 받던 노 대행은 전날 하루 연차휴가를 내고 자택에 칩거하면서 거취를 숙고했다.

이튿날인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한 그는 ‘용퇴 요구 나오는데 입장 있나’, ‘이진수 차관으로부터 수사지휘권에 대한 언급을 들은 적 있는지’ 등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사의를 밝힌 노 대행은 오후 6시쯤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지하를 통해 청사를 빠져나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씨 등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된 민간업자들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 기한인 지난 8일 오전 0시까지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아 거센 후폭풍을 불러왔다.


노 대행은 지난 9일 항소 포기를 두고 윗선 외압 의혹이 불거지자 “대장동 사건은 통상의 중요 사건처럼 법무부의 의견도 참고한 후 해당 판결의 취지 및 내용, 항소 기준, 사건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총장 대행인 저의 책임 하에 중앙지검장과의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노 대행이 항소 포기 결정 전 이진수 법무부 차관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커졌다.

노 대행은 지난 10일 대검 과장들과의 비공개 면담 자리에서 “법무부 차관이 항소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며 몇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선택지 모두 사실상 항소 포기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 차관이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지휘권 발동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까지 언급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 출석해 “노 대행에게 한차례 전화한 것은 맞다”면서도 “(수사) 지휘권 발동이 아님은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노 대행은 “검찰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항소 포기를 지휘했다”고 설명했지만, 평검사부터 검사장까지 “법치주의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하며 사퇴 요구를 이어갔다. 대검 소속 검찰연구관들은 노 대행에게 항소 포기 결정과 관련한 설명을 요구하고 거취 표명을 포함한 책임을 다해달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전달했다. 대검 부장들은 노 대행에게 직접 사퇴를 권하기도 했다.

한편 노 대행의 사의에 따라 검찰은 '대행의 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차순길(31기) 기획조정부장이 대검 부장 중 서열상 선임이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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