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예비문화유산 10건
민주화운동 이한열 열사 운동화
1991년 첫 남북단일팀 탁구채 등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메달과 법정스님(1932~2010)의 '빠삐용 의자'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유물들이 첫 '예비문화유산'이 된다. 예비문화유산은 제작된 지 50년이 안 돼 국가지정 등록문화유산 범주에 들지 않지만 보존 가치가 높은 유물을 말한다.
12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 근현대유산분과는 전날 열린 소위원회 회의에서 최초의 예비문화유산 후보 10건의 선정안을 가결했다. 예비문화유산 도입 관련 내용을 담은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해 9월 시행되면서 이번에 처음 예비문화유산이 선정됐다.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메달 및 증서'는 한국인 최초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 전 대통령이 한국과 동아시아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 남북 평화와 화해를 위해 노력한 업적을 기린다는 의미로 선정됐다. '이한열 최루탄 피격 유품'은 1987년 6월 항쟁 시위에 참여했다 사망한 이 열사의 당시 티셔츠와 운동화 등 2건으로 한국 민주화 운동사의 중요한 상징으로 평가됐다.
민주화운동 이한열 열사 운동화
1991년 첫 남북단일팀 탁구채 등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 수상한 노벨평화상 메달(위 사진)과 증서. 국가유산청 제공 |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메달과 법정스님(1932~2010)의 '빠삐용 의자'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유물들이 첫 '예비문화유산'이 된다. 예비문화유산은 제작된 지 50년이 안 돼 국가지정 등록문화유산 범주에 들지 않지만 보존 가치가 높은 유물을 말한다.
12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 근현대유산분과는 전날 열린 소위원회 회의에서 최초의 예비문화유산 후보 10건의 선정안을 가결했다. 예비문화유산 도입 관련 내용을 담은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해 9월 시행되면서 이번에 처음 예비문화유산이 선정됐다.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메달 및 증서'는 한국인 최초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 전 대통령이 한국과 동아시아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 남북 평화와 화해를 위해 노력한 업적을 기린다는 의미로 선정됐다. '이한열 최루탄 피격 유품'은 1987년 6월 항쟁 시위에 참여했다 사망한 이 열사의 당시 티셔츠와 운동화 등 2건으로 한국 민주화 운동사의 중요한 상징으로 평가됐다.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 국가유산청 제공 |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보존된, 한센병 치료를 위해 평생을 봉사한 간호사 마리안느 슈퇴거와 마가렛 피사렉이 사용한 치료 및 간병도구. 국가유산청 제공 |
무소유 정신을 강조했던 법정스님이 1976년 수행을 위해 직접 제작해 사용한 '빠삐용 의자'도 선정됐다. 영화 '빠삐용'에서 외딴섬에 갇힌 주인공의 인생을 비추어 의자에서 수행하는 동안 스스로 삶을 되돌아본다는 의미로 스님이 직접 붙인 이름이다.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치료 및 간병도구'는 오스트리아 국적인 두 간호사가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와 가족들의 치료와 간병을 위해 사용했던 도구들이다. 한센병 퇴치와 인식 개선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흔적이 담겼다. '의성 성냥 자동 제조기'는 성냥개비에 초와 화약을 찍어 제작하는 작업을 자동화한 국내 유일하게 남은 자동 성냥 제조기다. 1982년 성광성냥공업사가 의성 주민들과 현장 공간에 맞게 합작한 기계로 지역 산업·생활사에 미친 영향이 높게 평가됐다.
한국 국적 최초의 하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양정모 레슬링 선수가 제21회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왼쪽 사진)과 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 때 '굴렁쇠 소년'이 사용한 굴렁쇠. 국가유산청 제공 |
'제41회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출장을 위해 구성된 남북단일팀의 한반도 문양 삼각기와 참가 선수 서명이 담긴 탁구채. 국가유산청 제공 |
스포츠 분야에선 1976년 한국인 최초로 하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사례인 '제21회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양정모 레슬링 선수 금메달', 1991년 스포츠 사상 최초 남북단일팀 결성 때 사용된 '제41회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기념물', 서울올림픽 개회식 때 쓰인 '88 서울올림픽 굴렁쇠와 의상 스케치' 등이 선정됐다.
남극세종과학기지 초대 월동대장으로 활동한 장순근 극지연구소 자문위원의 1988년 당시 기록 노트. 국가유산청 제공 |
1977년 한국 최초 에베레스트 등반 원정대가 사용한 배낭과 이중화 등 등산 장비와 복장. 국립산악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
1985년 한국 최초 남극 대륙 탐사부터 1988년 세종과학기지 건설까지 과정을 알 수 있는 일지와 조사기록, 유품으로 구성된 '한국남극관측탐험대 및 남극세종과학기지 관련 자료'와 1977년 한국 최초의 에베레스트 최정상 등반 성공 당시 장비와 의복, 기록 등으로 이뤄진 '77 에베레스트 등반 자료'도 예비문화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가결된 유물 10건을 관보 고시를 거쳐 예비문화유산으로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예비문화유산이 되면 유산청은 관리주체인 지방자치단체나 관리자 개인 혹은 단체와 협력해 관리와 활용을 재정·행정적으로 지원한다. 만들어진 지 50년이 임박하면 등록문화유산으로의 전환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