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일간 변동률 2.41% 연중 최고
5일엔 하루에만 187.66P 널뛰기
외국인 차익 실현, 개미들 저가 매수
“AI 거품론 완전 꺼지진 않아” 지적
5일엔 하루에만 187.66P 널뛰기
외국인 차익 실현, 개미들 저가 매수
“AI 거품론 완전 꺼지진 않아” 지적
이번 달 들어 코스피의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월의 코스피 일간 변동률이 연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 70%가량 급등하며 4,000 고지를 밟은 뒤 낙관론과 신중론이 엇갈리면서 코스피 변동 폭이 커진 모양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1일 코스피 일간 평균 변동률은 2.41%로 집계됐다. 기존 최고치였던 4월(2.07%),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 선을 돌파한 10월(1.33%) 변동률보다도 높다.
● 외국인 ‘차익 실현’, 개미들 ‘저가 매수’ 활발
11월에는 하루 사이에 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변동하는 날도 빈번했다. 이달 5일엔 코스피가 3,867.81까지 떨어졌다가 장 중 한때 4,055.47까지 반등했다. 이날 하루에만 코스피가 187.66포인트 널뛴 것이다. 이는 연중 가장 큰 변동 폭이었다. 올해 들어 주가가 하루 사이에 100포인트 이상 움직인 날이 총 7번인데 그중 6번이 11월에 나왔다.
코스피가 널뛰기 장세를 보이는 것은 상징적인 이정표인 4,000 선 돌파 이후 조정이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B증권은 내년 코스피 장기 전망 최고치를 7,500으로 제시해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지만, 연초 2,300 선이던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한 것이 적정한지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낙관론과 신중론이 뒤섞이자 한쪽에선 차익 실현을 노리고, 다른 쪽에서는 저가 매수를 시도하는 분위기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코스피가 약 3개월간 1,000포인트나 급등했기 때문에 주가에 대한 시장의 예민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부 빠지고 개인이나 기관 등이 들어오며 주가를 받치는 형세”라고 말했다.
최근 다시 불거진 ‘인공지능(AI) 거품론’도 코스피 급등락에 영향을 줬다. 주도주 역할을 한 반도체가 AI 거품론 직격탄을 맞으며 주가가 출렁인 것이다. 이달 초에 삼성전자는 ‘10만 전자’가, SK하이닉스는 ‘60만 닉스’가 붕괴되며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1월 3∼10일 6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팔자 행렬에 앞장섰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조3158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지만 AI 거품론 우려가 잠잠해진 11일에는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섰다. 덕분에 코스피는 이날 0.81% 오른 4,106.39로 장을 마치며 4,100 선을 재탈환했다.
● “AI 거품론 언제 또 등장할지 몰라”
11월에는 미중 갈등 등의 국제 이슈도 코스피 변동성을 가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6일(현지 시간)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AI칩 ‘B30A’의 수출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뉴스가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미중이 10일 상호 보복관세를 1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한 점은 시장에서 호재로 해석됐다.
코스피 급등락이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AI 거품론이 완전히 종식된 것이 아니라 언제 또 갑자기 등장할지 모르고, 코스피가 기업들의 펀더멘털(기본 체력) 대비 너무 빨리 올랐다는 우려도 여전하다”며 “연말까지는 이러한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반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1.9원 상승한 1463.3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4월 9일(1484.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강해 외화가 빠져나간 영향으로 해석된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