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16년간 4만여 명 목숨 잃어”
트럼프 “기독교인 수천 명 학살
극단주의 이슬람이 배후” 주장도
트럼프 “기독교인 수천 명 학살
극단주의 이슬람이 배후” 주장도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의 준동으로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이지리아 상황에 대해 “이슬람 세력이 기독교인을 학살하고 있다”고 주장해 국제적 논란으로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10일 AFP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나이지리아 동북부 차드 호수 인근에서 이슬람 과격 단체 ‘보코하람’과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가 교전을 벌여 최소 200명이 사망했다. 현지 민병대 관계자는 “사망자 대부분이 ISWAP 대원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카메룬·차드와의 접경 지역인 차드 호수 일대는 무장 단체가 주민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며 자금을 확보하는 근거지로 알려져 있다.
두 단체는 2016년 분열 이후 주도권을 둘러싸고 내전에 가까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2년 결성된 보코하람은 서구 문화를 신성 모독으로 규정하고, 이슬람 신정 일치 국가 수립과 기독교도 처형 등을 주장하며 정부 기관부터 민간인까지 무차별 공격해 왔다. 보코하람이라는 이름 자체가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이다.
지난 9월 나이지리아 다룰 자말 마을 시민들이 이슬람 과격 단체 보코하람 공격으로 불에 탄 집들을 지나가는 모습. /AP 연합뉴스 |
10일 AFP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나이지리아 동북부 차드 호수 인근에서 이슬람 과격 단체 ‘보코하람’과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가 교전을 벌여 최소 200명이 사망했다. 현지 민병대 관계자는 “사망자 대부분이 ISWAP 대원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카메룬·차드와의 접경 지역인 차드 호수 일대는 무장 단체가 주민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며 자금을 확보하는 근거지로 알려져 있다.
두 단체는 2016년 분열 이후 주도권을 둘러싸고 내전에 가까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2년 결성된 보코하람은 서구 문화를 신성 모독으로 규정하고, 이슬람 신정 일치 국가 수립과 기독교도 처형 등을 주장하며 정부 기관부터 민간인까지 무차별 공격해 왔다. 보코하람이라는 이름 자체가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이다.
반면 민간인보다는 정부 기관이나 서방 시설을 목표로 삼았던 ISWAP은 보코하람에서 갈라져 나와 이슬람국가(IS)와 연대했다. 이후 두 단체는 세력 다툼을 되풀이하고 있다. 2022년 12월 보코하람은 동북부 보르누 지역의 ISWAP 기지를 습격해 100명 이상을 사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5월에는 ISWAP가 보코하람의 근거지였던 삼비사 숲을 공격했다.
나이지리아의 종교 지형은 이슬람과 기독교가 양분하고 있다. 무슬림은 주로 북부에, 기독교인은 남부에 거주한다. 2009년부터 동북부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은 여러 차례 교회를 공격하거나 학생·어린이를 포함한 기독교인을 납치·살해했다. 유엔(UN)은 지난 16년간 이어진 극단주의 폭력 사태로 4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약 20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가 실존적 위협을 받고 있다. 기독교인 수천 명이 살해당하고 있으며,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들이 학살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하기 위해 총을 쏘며 들어갈 수도 있다”면서 군사 작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정 사건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간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을 상대로 자행된 테러 행위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트럼프의 발언이 상황을 지나치게 단순화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나이지리아 인권 운동가 불라마 부카르티는 CNN에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이 안타깝게도 많은 기독교인을 살해했지만, 수만 명의 무슬림도 학살했다”면서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기독교인을 대량 학살’하고 있다는 주장은 현실을 왜곡하고 분열을 심화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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