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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고객 경험 강조한 서비스 디자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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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고객 경험 강조한 서비스 디자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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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찬 한국뉴욕주립대 교수·KS-SQI 자문위원

박상찬 한국뉴욕주립대 교수·KS-SQI 자문위원

순위에 변화가 많은 한 해였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작년 2위였던 삼성서울병원이 서울성모병원과 나란히 1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종합병원의 경우 순천향대부속서울병원이 작년 3위에서 약진해 1위의 자리에 올랐으며, 한방병원의 경우 작년 4위였던 동국대일산한방병원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적인 점수는 모든 병원이 작년에 비해 상승했다.

그중에서도 종합병원이 84점을 기록하며 작년 평균 대비 점수 상승폭이 1.1점으로 가장 컸다. 상급종합병원은 작년 평균 점수에서 0.8점 상승한 84.4점으로 집계됐고, 한방병원은 작년 평균 대비 0.5점 상승한 84.3으로 마감됐다. 순천향대부속서울병원과 동국대일산한방병원이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는 두 병원 모두 긍정적 고객 경험을 강조한 최근의 서비스 디자인 활동에서 찾을 수 있다.

종합병원 부문 1위인 순천향대부속병원의 긍정적 고객 경험을 위한 활동으로는, '간호 간병 통합 서비스'를 들 수 있다. 이는 간호와 간병 통합 서비스로, 환자의 안전과 감영 예방을 전문적으로 관리해 주고 보호자의 간병 부담을 덜어주는 서비스다. 순천향대부속병원들이 자리 잡은 지역에서 알 수 있듯이,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순천향대부속병원은 태생부터 영리를 좇기보단 지역사회의 의료 공백을 해결하고 한국 사회 전체의 의료 수급에 기여하면서 성장했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물리적·심리적으로 가깝게 다가감을 통해 긍정적 고객 경험이 창출되는 것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 평가할 수 있다.

동국대일산한방병원의 최근 활동 중 주목할 만한 것은 환자 중심의 안전 문화 확산을 위한 '리더십 워크라운드'다. 이 활동은 병원장, 진료부원장, 사무국장, 간호부장 등 주요 경영자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업무환경을 점검하고 환자의 안전과 관련된 실무 애로 사항을 청취하는 활동으로, 병원 내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소통 창구 기능을 한다.

간호PEM위원회의 환자 중심 병원문화를 실천하기 위한 '먼저 다가갑니다' 캠페인 역시 주목할 만하다. '먼저 설명하기, 먼저 물어보기'를 통해 환자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활동의 목적이다. 투약 및 치료 과정 설명, 병원 생활 안내, 퇴원 후 주의 사항, 진료 지연 시 안내 등 환자가 체감할 수 있는 핵심 의사소통 항목에 초점을 두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알기 쉬운 병원 생활을 위한 '모바일 입원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늘의 회진과 치료 일정 조회, 환자와 보호자 식사 조회와 변경, 검사 결과 조회와 약물 정보 확인 등의 서비스를 앱으로 제공해 고객 경험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중증진료 체계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중증 환자의 안전한 회송을 위해 회송 병원 의료진과 상의 후 재의뢰가 필요한 경우 빠르게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볼 수 있도록 '회송 환자 재의뢰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운영 중이다. 회송 후 협력기관에서 진료 시 이상 소견이 발생해 요양급여의뢰서 또는 의료급여의뢰서를 발급받은 경우, 회송 환자 재의뢰 패스트트랙을 통해 빠른 진료 예약을 제공한다. 정확성과 서비스 결과 품질이 돋보이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보건건설 서비스의 차원별 순위를 살펴보면 정확성과 서비스 결과 품질의 점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부문의 1위는 작년에 이어 삼성 래미안이 차지했다. 하지만 포스코 더샵이 작년 4위에서 올해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건설 부문의 전반적인 점수 또한 모든 회사가 작년에 비해 상승해 작년 평균 대비 0.6점 상승한 83.6점으로 나타났다. 삼성 래미안이 1위를 계속 차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 래미안의 '넥스트 홈'에서 그 답을 찾았다.

넥스트 홈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원하는 평면을 구성할 수 있다. 모든 기둥이 건물 외벽으로 나와 기둥과 벽이 없어진 주거 공간에 모듈형 조립식 건식 벽체인 '넥스트 월'을 사용해 벽체의 자유로운 이동과 재배치가 가능하다. 가구 자체가 하나의 벽이 되는 '넥스트 퍼니처'도 있다. 하단에 특수 모터와 바퀴가 달려 있는 넥스트 퍼니처가 방과 방 사이 경계를 가르는 벽으로 쓰이고 있었다. 물을 사용하는 장소를 주거 공간 내 어디든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넥스트 플로어'도 있다. 과거 미국 메이요병원에 적용됐던 서비스 디자인 개념이 주거공간인 아파트에 반영된 사례다.

포스코 더샵의 경우 '내일의 주거공간 전략과 평면' 발표회를 주목해볼 만하다. 인구 고령화 및 출산율 감소 등 사회인구학적 변화와 함께 점차 다양해지고 세분화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수용하기 위해 개발한 새로운 주거 평면을 매개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건설 부문에서 선두를 차지한 삼성과 포스코에는 소비자 관점에서 서비스를 디자인하고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서비스 디자인에 기반을 둔 긍정적인 고객 경험이야말로 보건건설 서비스의 화두가 아닐까 생각하며 글을 맺는다.

[박상찬 한국뉴욕주립대 교수·KS-SQI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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