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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조선족 김명일 목사 구금’ 中공산당 규탄 결의안 만장일치 통과

조선일보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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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조선족 김명일 목사 구금’ 中공산당 규탄 결의안 만장일치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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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목사(맨 왼쪽)와 배우자 류춘리(왼쪽에서 두 번째), 그레이스 진(맨 오른쪽)과 진씨의 두 남동생 등 가족 사진. /그레이스 진 제공

김명일 목사(맨 왼쪽)와 배우자 류춘리(왼쪽에서 두 번째), 그레이스 진(맨 오른쪽)과 진씨의 두 남동생 등 가족 사진. /그레이스 진 제공


미국 상원이 지난 7일 중국 최대 지하교회를 이끌다 지난달 구금된 조선족 김명일(중국 이름 진밍르·56)씨의 석방을 촉구하고, 중국 공산당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의 자유’와 관련된 이 사안은 미·중 화해 무드 속에서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규탄 성명을 냈을 정도로 미 조야(朝野)에서 관심이 상당한 편이다. 결의안은 테드 크루즈·린지 그레이엄·팀 스콧 공화당 의원, 크리스 쿤스·팀 케인·진 샤힌 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초당적인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이 결의안은 기독교와 무슬림 등 종교적 소수 집단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박해 및 김 목사를 비롯한 시온교회 지도자들의 구금을 규탄하는 내용이다. 또 종교적 자유, 관용 증진을 세계적 차원에서 보장하겠다는 미 정부의 공약도 재확인했다. 헤이룽장성 출신으로 베이징대를 졸업한 김 목사는 1989년 천안문 사태를 계기로 입교(入校),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중국으로 돌아와 복음주의 성향 시온교회를 이끌었다. 중국 내 40여 도시에서 주일 예배를 운영하고 약 5000명이 온라인에 접속해 설교를 듣고 예배에 참석했는데, 지난달 초 다른 목사 30여 명과 함께 불법 정보 유포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이는 최근 40년간 기독교 인사를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 체포였는데, 이 직후 국무부가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결의안 대표 발의자인 크루즈는 “김 목사와 교인들은 어떤 폭력 행위에도 연루되지 않고 단순히 예배를 드리고 하나님을 섬겼을 뿐”이라며 “이 행동 때문에 공산주의 국가의 적(敵)으로 취급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 내 기독교인들은 공산당에 맞서 종교의 자유를 위해 매일 싸우고 있다”며 신앙 공동체를 표적으로 삼는 공산당의 인권 유린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결의안은 ‘음성 표결’을 통해 만장일치로 상원을 통과했다.

트럼프 1기 때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랜들 슈라이버 인도·태평양안보연구원(IIPS) 의장도 최근 성명을 통해 “공산당이 통제 밖의 기관들을 억압·제거하기 위해 오랫동안 시행해 온 충격적인 정책”이라며 “구금된 교회 지도자들을 석방하고, 중국 국민이 박해를 받지 않고 종교의 자유를 실천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워싱턴 DC의 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는 이번 사태와 관련된 패널 토론을 진행했고, 20일엔 크리스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과 샘 브라운백 전 국무부 종교자유담당 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의회 행사도 예정돼 있다. 김씨의 장녀인 그레이스 진(한국 이름 김정아)씨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공산당의 종교 활동 제한이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아버지뿐 아니라 구금된 목사들의 무조건적 석방이 이뤄질 때까지 끈질기게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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