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경찰청 및 서울·부산경찰청 정기감사' 감사보고서가 공개됐다. /사진=머니투데이DB |
경찰이 유명 연예인이나 불륜 상대의 개인정보를 사적으로 조회하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다니기 위해 근무지를 무단이탈하는 등 안일한 근무 실태가 감사원 조사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경찰청 및 서울·부산경찰청 정기감사'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경찰의 수사·개인정보 무단 조회 및 유출 사례가 지속되자 지난해 11~12월 고위험군 172명 대상 사적 조회 및 관리·감독 실태를 점검했다.
감사 결과 경찰 92명이 지인과 유명 연예인의 주소나 연락처를 업무와 무관하게 조회하거나 과태료 부과 사실 등을 확인하기 위해 자기 정보를 조회하면서 그 목적을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경찰은 혼인 중임에도 2021년 5~8월 배우자가 있는 여성과 교제를 지속해 처벌받은 바 있지만 신변 걱정을 이유로 교제 여성에 대한 주민조회를 실시하면서 목적을 '자살 112신고 소재 발견을 위함'이라고 허위 기재했다.
수사 유출 사례도 있었다.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사건 관련자에게 수사 정보가 유출된 사례는 총 34건으로 유출한 경찰은 총 49명에 달했다. 이중엔 성폭력 피해자 개인정보를 피진정인에게 제공한 사례도 있었다.
또 경찰이 '스토킹' 관련 112신고 9098건 중 385건을 '일반 사건'으로 지정해 피해자가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피해자가 신청한 맞춤형 순찰을 하지 않아 상해 등 추가 피해 28건이 발생한 문제점도 확인됐다.
경찰이 재직 중 로스쿨에 다니기 위해 근무지를 무단이탈하거나 휴가·휴직을 목적 외로 사용하는 등 규정 위반 행태도 적발됐다. 2021~2024년 로스쿨에 입학한 경찰은 325명인데 이 중 194명이 감사 당시 경찰로 재직 중이었다.
194명 가운데 로스쿨 재학을 위해 학교 인근 지역 관서로 이동하거나 로스쿨 다니기 편한 지구대·파출소로 전근하는 사례도 각각 47명, 110명이 확인됐다. 이는 지구대·파출소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게 감사원 지적이다.
김소영 기자 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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