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사건’ 핵심인물인 명태균(왼쪽)씨와 강혜경씨가 10일 창원지법에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사건’ 핵심인물인 명태균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주고받은 문자 등 이 사건과 관련한 다양한 증거자료가 재판정에서 공개됐다.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인택 부장판사)는 10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 등에 대한 16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또다른 핵심인물이면서 공익제보자로 지정된 강혜경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강씨는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 김영선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지낸 인물로, 현재 재판에서 명태균·김영선 피고인과 다투고 있다. 명태균씨와 강혜경씨가 만난 것은 지난해 이 사건이 불거진 이후 처음이다.
이날 검찰은 제20대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2021년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 관련 내용을 정리해서 작성한 자료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강혜경씨는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한테 돈을 받아오겠다’며 ‘자료를 만들어라’해서 작성하게 됐다. 자료를 만들어서 명태균씨한테 전달했다. (명태균씨가) 서울에 갔었다. 그 뒤에 ‘돈을 왜 안 받아 오냐’고 했더니, ‘현금 만드는 데 시간이 좀 많이 걸린다’라고 해서 우리는 기다렸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또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받기 전에 (명태균씨가) 윤석열씨 관련한 여론조사를 여러번 진행했고, (대통령) 당선된 이후에 (명태균씨가) 서울을 몇번 왔다 갔다 하더니, 갑자기 ‘창원 의창구에 국회의원 보궐선거 자리가 날 거니까 선거를 준비하라’고 했다. ‘공천을 받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라’는 이야기까지 했다”라며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가 주는 선물이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명태균씨는 2022년 4월 윤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함성덕 교수에게 김영선의 공천을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명씨가 2022년 4월28일 함 교수에게 보낸 “김영선을 전략 공천하도록 윤상현에게 말하라고 김건희 여사에게 전해 달라. 나와 가족의 생사가 김영선의 공천에 달려 있다”는 내용의 문자를 공개했다.
명씨는 같은 해 5월9일 아침 8시4분 윤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님. 제가 소원이 있어 염치불구하고 이렇게 연락 올립니다. 대통령님. 창원시 의창구 출마한 김영선 의원 꼭 지켜주세요. 이준석 대표와 전 의창구 당협위원장인 박완수 의원이 김영선 의원을 전략 공천해 주려고 하는데 다른 분이 안 된다고 하면서 대통령님 뜻이라고 한답니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는 다 전략 공천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김영선 의원을 살려주세요. 대통령님의 충복이 되겠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보낸 직후인 이날 오전 10시1분 윤 전 대통령은 명씨에게 전화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그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뭐 그렇게 말이 많네 당에서. 중진들이 ‘제발 이거는 좀 자기들한테 맡겨달라’고. 하여튼 내가 뭐 말은 좀 세게 했는데. 이게 뭐 권한이 딱 누구한테 있는 그런 것도 아니고. 내가 하여튼 처음에 딱 들고 왔을 때부터 ‘야 이거는 김영선이 해줘라’ 이랬다고. 그랬더니 뭐 난리도 아니야 지금. 김영선이 4선 의원에다가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는데 좀 해주지 뭘 그러냐. 내가 하여튼 저 (윤)상현이한테 내가 뭐 한 번 더 얘기를 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49분 김건희씨도 명씨에게 전화로 “당선인이 지금 전화를 했는데, 하여튼 당선인은 팔지 말고. 그냥 밀라고 했어요. 지금 전화해서. 하여튼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잘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다음날인 2022년 5월10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회의를 열어서 공천 결정을 했는데, 재판에서 회의록 일부 내용도 공개됐다. 회의록을 보면, 일부 공관위원이 예비후보 6명 중 김영선·김종양 2명의 경선을 실시해서 결정하자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윤상현 공관위원장이 “경선은 촉박하니 단수로 하자”며 경선에 반대했다. 결국 김영선 전 의원은 경선 없이 이날 공천을 받았고, 6월1일 창원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와 관련해 김영선 전 의원은 2023년 5월23일 강혜경씨와 전화 통화에서 “결국에는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 여론조사를 한 거잖아.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제1시혜자인데, 어쨌든 그걸 토대로 해서 명(태균) 본부장이 협상을 해서 내가 공천을 받았으니까. 그러니까 간접적으로 내가 혜택을 받은 거다”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창원지법 형사4부는 11일 오전 10시 다시 재판을 열어 강혜경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