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바닷속의 경주'로 불리는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에서 현존 유일 조선시대 선박이 침몰 600년 만에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지난 4월부터 진행한 조선시대 조운선(물건을 실어 나르는 데 쓰는 배) '마도 4호선' 선체 인양 작업이 지난달 완료됐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이 배가 처음 발견된 2015년 후 10년 만이며, 침몰 추정 시점(1420년경) 이후 약 600년 만에 인양됐습니다.
이 배는 현재까지 외형이 전해지는 유일한 조선시대 선박으로 실물 자료를 확보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선체에서는 '나주광흥창'이라 새겨진 목간과 공납용 분청사기 등이 발견됐는데, 이 배가 당시 전라도 나주에서 거둬들인 세곡과 공물을 싣고 한양으로 가던 중 침몰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고려 배가 단일 돛대를 사용했던 것과 달리 이 배는 두 개의 돛대(쌍돛대) 갖췄습니다.
앞판 목재를 가로 방향으로 조립해 내구성을 높였고, 작은 나무못을 다수 사용해 선체를 정밀하게 연결했습니다.
선체 수리에는 쇠못이 사용됐는데, 이는 국내 고선박 사례 중 처음입니다.
수면 위로 나온 선체 조각은 태안 보존센터로 옮겨 목재에 남은 염분을 빼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후 경화 처리, 건조 과정 등 보존 처리를 마무리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전망입니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마도 해역 일대를 조사하던 중 곡물과 도자기를 운반하다가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고(古)선박의 흔적도 새로 확인했습니다.
잠수 조사를 통해 청자 다발 2묶음 87점과 나무로 만든 닻, 밧줄, 볍씨, 선체 조각 일부, 화물 받침용으로 추정되는 통나무 등이 발견됐습니다.
청자의 형태, 세부 문양 등을 볼 때 고려 중기인 1150∼1175년쯤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도 해역에서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고려시대 배로 추정되는 마도 1∼3호선이 차례로 발견됐으며, 2014년에는 마도 4호선의 흔적이 나왔습니다.
연구소 관계자는 "유물 구성과 양상을 볼 때 마도 1·2호선과 유사하다"면서 "(마도 해역에) 새로운 난파선이 묻혀있는 징후"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으로 보시죠.
제작: 임동근·김다영
영상: 국립해양유산연구소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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