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범호 KIA 감독은 부임 3년 차를 맞이하는 내년에도 ‘FA 선물’은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감독은 2024년 2월 갑작스럽게 팀 지휘봉을 잡아 첫 해에 통합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KIA는 이 감독에게 3년 총액 26억 원이라는 계약을 선물하며 우승 감독에 대한 대우를 갖췄다. 다만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는 팀의 불펜 마당쇠인 장현식(LG)을 잃으면서 전력 유지에는 애를 먹었다.
당시 KIA 코칭스태프는 “밥만 먹이면 던져주는 선수”라면서 장현식을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 시즌 75경기에서 75⅓이닝을 먹어준 불펜 필승조였고,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도 거의 완벽한 투구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한 핵심 선수였다. 그러나 KIA 코칭스태프의 바람에도 4년 총액 52억 원을 전액 보장으로 베팅한 LG를 이길 수가 없었다.
이 감독은 불펜 전력 유지를 위해 내심 다른 FA 선수들에게 눈을 돌려주기를 기대했지만, 2025년 시즌 뒤 내부에서 수많은 FA 선수가 나오는 상황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KIA는 FA 시장에서는 철수한 채 트레이드 시장을 뒤져 조상우를 영입했다. 다만 신인드래프트 지명권 2장, 그것도 1라운드 포함된 2장을 내주면서 미래의 손실은 감수해야 했다.
일각에서는 강백호 등 KIA가 외부 FA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루머도 나왔지만, 현시점에서 그것이 우선순위는 아니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이범호 감독 또한 일단 내부 FA를 최대한 잔류시켜 달라는 요청을 한 상태다. 외부 FA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현재 우리 선수가 우선”이라고 말을 아꼈다. 내부 FA를 모두 잡는데도 많은 돈이 들고, 또 상당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프런트 경험이 있는 이 감독 또한 잘 알고 있다.
가장 중요한 퍼즐은 박찬호다. 물론 6명의 선수 모두 소중하지만, 전력에서의 비중과 협상의 난이도는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최형우와 양현종, 조상우도 중요한 전력이지만 나이나 시장에서의 관심 등 종합적인 FA 가치를 고려하면 박찬호가 가장 위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KIA도 박찬호가 지난 7시즌 동안 전체 경기의 90% 이상을 나가는 등 유격수쪽에서의 확실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내년 명예회복을 위해 무조건 잡아야 하는 형국이다.
내년 목표이 감독은 박찬호가 잔류할 때의 시나리오, 놓칠 때의 시나리오를 모두 가지고 마무리캠프를 임하고 있다. 되도록 빨리 결정이 나야 설사 이적하더라도 플랜B나 플랜C로 옮겨 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외부 FA 선물은 일찌감치 접은 이 감독이 내부 FA 선물이라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박찬호 협상은 열흘을 넘기지 않고 비교적 일찌감치 결정이 날 수 있다는 전망 또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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