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2년 11월 9일
보스턴 대화재 (출처: Unknown author, 1872,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872년 11월 9일 저녁 7시 20분경, 미국 보스턴의 도심 상업 지구에서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화재가 시작됐다. '1872년 보스턴 대화재'로 불리는 이 불길은 꼬박 12시간 이상을 타올라 도시의 심장부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화재는 킹스턴 거리와 서머 거리 교차로에 위치한 상업용 창고 지하에서 발생했다. 창고 안의 가연성 직물과 중앙의 나무 엘리베이터 통로를 타고 불길은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확산됐다. 이 지역은 남북전쟁 이후 급속도로 발전했지만, 좁은 거리와 당시 유행하던 나무 맨사드 지붕 때문에 불길이 지붕에서 지붕으로 빠르게 옮겨붙는 최악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당시 보스턴 소방국의 상황은 매우 열악했다. 소방차를 끌어야 할 말들이 유행성 독감에 걸려 대부분 사용 불능 상태였기 때문이다. 소방관들은 무거운 장비를 직접 끌고 현장에 달려가야 했고, 이는 초기 진압에 치명적인 지연을 초래했다.
또한 건물 외벽이 돌이나 벽돌로 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목재 구조물과 창틀을 통해 불길이 번졌다. 일부 건물은 엄청난 열기로 인해 녹아내리기도 했다.
이틀간 이어진 화재로 보스턴 도심 약 26헥타르가 전소됐다. 금융 및 상업 지구의 건물 776채가 파괴됐고, 재산 피해액은 당시 7350만 달러(현재 가치 약 19억 3000만 달러)에 달했다. 1000여 명의 이재민과 2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했으며, 최소 26명의 시민과 소방관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소방관 11~12명이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것은 당시 소방 환경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화재는 다음 날 정오가 되어서야 가까스로 진압됐다. 이 참사를 겪은 후, 보스턴 시는 소방 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새로운 건축법을 제정해 도시를 더 안전하고 넓은 구조로 재건하는 계기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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