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태국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예비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집단 퇴장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페이스북 Miss Universe Thailand |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앞두고 담당자의 무례한 발언에 참가자들이 집단 퇴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 태국의 한 행사장에서 ‘제74회 미스 유니버스 본선 대회’를 앞두고 예비 행사가 열렸고, 참가자들이 웃으며 인사를 나누던 중 대회 조직위원회 고위 인사의 발언이 화근이 됐다.
나와트 이차라그리실 미스 유니버스 태국 담당 이사는 멕시코 대표 파티마 보쉬를 지목하며 “조직위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직위가 참가자들에게 대회 홍보용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려달라고 요청했는데, 보쉬는 멕시코 책임자와 상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나와트는 이를 협조 거부로 받아들여 보쉬를 공개 질책했다.
나와트는 “만약 당신이 멕시코 책임자의 말을 따르겠다면 당신은 멍청이(dummy)”라고 말했고, 보쉬가 항의하자 “내 얘기 안 끝났다. 들어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어 보안 요원을 불러 보쉬를 행사장 밖으로 끌어내려 하자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보쉬는 결국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전년도 우승자인 덴마크의 빅토리아 키에르 테일비히 등 다른 참가자들도 뒤따라 행사장을 나왔다. 나와트는 이에 아랑곳없이 “보안 요원, 문 닫아라. 여기서 나가면 나머지 참가자만으로 행사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 상황이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나와트의 무례한 언행에 대한 비난이 확산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회 조직위는 긴급 성명을 내고 나와트의 권한 박탈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공식 기자회견을 연 나와트는 눈물을 흘리며 “누구에게도 상처 주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사과했다.
다음 날인 5일 미스 유니버스 대회 개막식은 예정대로 진행됐으며 미스 멕시코 보쉬의 모습도 포착됐다. 나와트는 이날 무대에 올라 “압박감이 컸다는 걸 이해해 달라. 여러분 모두를 존경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다”며 재차 사과했다.
한편 ‘미스 유니버스 본선 대회’는 오는 21일 태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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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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