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가능성에 장·차남까지 출마 언급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가 3년 남았지만 벌써 대선 후보에 대한 미국 국민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임기를 1년도 안 치른 트럼프정부인 데다 미국 헌법상 3선을 금지한 조항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출마 여부까지 화제가 되는 초유의 선거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27일 아시아 순방 와중에 “3선 도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집권 1기 때 책사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을 이끌던 스티브 배넌은 “3선 도전을 위한 비책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할 정도다. 미국 수정헌법 제22조는 ‘누구도 2회를 초과해 대통령직에 당선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29일에는 “내가 도전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아 너무 안타깝다”며 현실을 인정했다. 이처럼 3선 도전에 대해 오락가락 답변을 반복하면서 레임덕을 막는 전략이란 분석과 함께 다음 대선판을 본인이 좌지우지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3선 도전 논란 못지않게 주목을 끄는 것은 차기 대선 후보군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그의 두 아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는 최근 대선 출마 가능성에 “절대 어떤 것도 안 된다고 하지 마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선택한다면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일단 지켜볼 것”이라고 한발 더 나아갔다. 에릭 트럼프는 아버지가 자리를 비운 트럼프 기업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트럼프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도 적극 뛰어들면서 일명 ‘트럼프 코인’을 발행하면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이미 정치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강력한 소셜미디어 존재감으로 엄청난 추종자를 거느리며 정치 전면에 나서고 있다. JL파트너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14%)와 에릭 트럼프(6%)는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트럼프, 헌법이 막은 ‘3선 출마’ 시사
지지율 높은 밴스 부통령 유력 후보
민주당선 ‘젊은 진보’ 뉴섬 다크호스
트럼프 가문의 출마는 아직까진 가능성의 영역이다.
현실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현재 가장 강력한 후보는 JD 밴스 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MAGA 계승자를 묻는 질문에 “공정하게 말하면 밴스가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며 “일을 훌륭하게 잘하고 있고, 현시점에서는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역대 부통령에서 선거를 통해 곧장 대통령에 오른 인물은 토머스 제퍼슨, 리처드 닉슨, 조지 W 부시 등 5명이다.
지난 9월 에머슨칼리지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에선 밴스 부통령(52%)이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9%)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7%)가 뒤를 이었다. 민주당에선 최근 정치적 위상을 급격히 키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25%)와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16%),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했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11%)이 경합하고 있다. 뉴섬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주 방위군 투입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지지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떠오르는 진보 진영 아이콘으로 불과 35세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막강한 SNS 영향력을 통한 젊은 세대의 지지로 다크호스로 꼽힌다.
같은 조사에서 ‘대선이 오늘 치러지면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46%가 밴스를, 45%는 뉴섬을 선택해 팽팽하게 맞섰다.
제임스 존슨 JL파트너스 창립자는 “향후 2년 동안 많은 것이 바뀔 수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 임성현 특파원 lim.su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3호 (2025.11.05~11.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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