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올해보다 8.1% 증가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재정기조가 흔들리면 안 된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내로남불 예산”을 지적하며 비판했다.
이날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엔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각 부처 장·차관이 출석했다. 김 총리는 예산안 설명에 나서 “새 정부가 처음으로 편성한 내년도 총 지출은 올해보다 8.1% 증가한 총 728조원 규모”라며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에 재정을 집중 투자하되 성과가 낮은 부분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하는 원칙을 담았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야당은 과도한 재정 지출이라며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예결위원들은 이날 질의 직전 국회 소통관에서 “돈을 풀면 경제가 산다’는 구태의연한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기자회견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지난해 민주당이 전액 삭감했다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되살린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82억원을 두고 “야당일 때는 불필요하고, 여당이 되자 긴요해진 내로남불 예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예산결산특별위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내년도 예산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질의에선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구 부총리에게 “내년 예산안이 작년 대비 8.1% 증가인가 3.0% 증가인가”라며 “국민이 헷갈리게 ‘2차 추경까지 포함하면 3.0%’이라고 말하면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후덕 민주당 의원이 “내년도 총지출 증가율을 본예산(670조원) 대비로 보면 8.1% 증가이지만, 올해 추경 예산(703조원)과 비교하면 3.5%만 증가한 것”이라며 “균형 예산”을 주장한 걸 정면 반박한 것이다.
이에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정부 예산안을 적극 두둔했다. “이재명 정부가 현실을 직시한 경제 재정 정책으로 (성장에) 날개를 붙이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경기 하강기에 초긴축 재정이라는 독약 처방을 해 경제가 죽어버렸다”고 맞받았다.
이날 예결위에선 한·미 관세협상 양해각서(MOU)가 국회 비준 동의의 대상인지를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앞서 정부는 MOU가 헌법상 비준을 필요로 하는 ‘조약’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 비준이 필요하지 않다고 잠정 결정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뉴스1 |
하지만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김 총리를 향해 “헌법 60조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 부담을 지우는 경우 국회의 동의를 명시하고 있다”며 “이걸 국회 비준 없이 하겠다는 건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뿐 아니라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진보당 소속 전종덕 의원도 “국회 비준을 생략한다는 것은 헌법을 우회하는 것이고 국민 동의를 무시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김 총리는 “MOU에 대해 관련 법률의 통과가 기업의 부담과 시간상 연계가 돼 있어 속히 처리할 부분이 있다는 것도 감안해달라”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구 부총리를 향해 “이번 한·미 간 타결된 협상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사실상 무력화시키지 않았느냐, (자동차) 관세가 0%가 15%가 되지 않았느냐”며 “변화가 생겼으면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구 부총리는 “한미 FTA 자체를 변경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준이 필수가 아니라는 취지로 답했다.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알래스카 가스전 사업이 펀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배 의원이 “가스관 사업은 하이리스크 사업이냐”고 묻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하이리스크 사업”이라며 “상업적 합리성은 현금 흐름이 창출될 수 있는 프로젝트에 한정되기 때문에 저희 기준에서 알래스카 가스전은 (투자 펀드 대상으로) 들어오기 쉽지 않다”고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6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국회 예결위는 정부가 제출안 2026년도 예산 심의에 본격 돌입했다. 연합뉴스 |
야당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과 관련 말실수 문제에도 질의를 집중했다. 조은희 의원이 구 부총리에게 “2013년 경매로 9억9100만원에 낙찰받은 강남구 개포 주공 1단지가 지난해 재건축돼 현재 동일면적 호가가 55억인데 거주하고 있냐”고 추궁했다. 구 부총리가 “그렇다”고 하자, 조 의원은 “55억 주택 가진 사람이 딱 부총리 본인이다. 부총리님은 보유세가 올라가면 세금을 부담하며 버틸 건가 매도할 건가”라고 했다. 구 부총리는 “그때 가서 가족들과 상의를 해야 한다”고 즉답을 피해갔다. 앞서 구 부총리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산세를 1% 매긴다면 50억인 집은 1년에 5000만 원씩 내야 하니 못 버티는 사람들은 집을 내다 팔게 될 것”이라며 보유세 도입이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나한·조수빈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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