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계엄의 밤, 민주당이 날 구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쫄리고 할 말 없을 때마다 자기들이 계엄의 밤 저를 구했다고 거짓말한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민주당은 계엄 해제하러 가는 저를 자기들이 굳이 못 들어가게 막지 않았다는 것을 가지고 '구해줬다'는 것인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김지호 대변인이 “내란의 밤 기껏 윤석열 총구에서 구해줬더니 은혜도 모르고 뒤통수를 치는 배은망덕 병증”이라고 말한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같은 글에서 "여당 대표인 제가 계엄을 막는 데 앞장서서 민주당 정치인들이 체포되는 것을 막았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민주당이 저를 구한 적 없다"며 "그날 저는 처음부터 목숨을 걸었고, 죽더라도 계엄을 막겠다는 생각뿐이었고, 그렇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또 "계엄의 밤 민주당이 구해야 했던 사람은 겁먹고 숲에 숨은 자기 당 이재명 대표이지, 여당 대표임에도 자신들보다 먼저 계엄 반대 메시지 내고 동료 의원들과 계엄해제 표결하러 본회의장에 들어간 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여당이던 국민의힘이 계엄 해제에 참여했기 때문에 계엄 시도가 성공하지 못한 것이라며 자신이 민주당을 구한 쪽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야당이 계엄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여당이 참여하지 않고 야당만 계엄을 해제하려 했다면 충돌한 계엄군이 적극적으로 진입했을 가능성이 크고, 표결했더라도 척결해야 할 반국가세력 간의 표결이라는 이유로 대통령이 승복하지 않아 해제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제가 했던 것처럼 '이재명 대통령이 계엄 하면 민주당이 막겠다'는 말을 왜 못하나. 설마 안 막을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번 논쟁은 한 전 대표가 전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만약에 재판이 재개됐을 때 민주당 정권이 순순히 승복하겠나. 오히려 이 대통령이 계엄령을 발동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통령의 계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