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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이사, 연임 포기…전 고객 유심 무상교체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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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이사, 연임 포기…전 고객 유심 무상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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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소액결제·해킹 책임론…차기 대표 공개모집 미참여
강서·관악 등 피해 발생 지역에서 우선 교체 시행하기로


김영섭 KT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김영섭 KT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4일 열린 이사회에서 연임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사태로 인한 책임론이 불거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KT는 오는 5일부터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유심(USIM·가입자식별장치) 무상 교체를 시행한다.

'KT 대표 잔혹사' 또다시 반복

김 대표는 이날 열린 KT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공개 모집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 대표는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임기를 수행하고 대표에서 물러나게 됐다.

KT는 특정 지배구조가 없는 소유분산기업 특성상 정권 교체기마다 정치권의 영향을 받았다. 민영화된 후 지금까지 연임해 임기를 마치는 데 성공한 인물은 황창규 전 회장뿐이다. 이용경 전 대표는 연임 의사를 밝혔으나 정치권의 압박으로 밀려났고, 남중수 전 대표는 뇌물수수 혐의로 중도 사퇴했다. 이석채 전 회장은 연임 후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사임했다.

직전 대표이사인 구현모 전 대표의 경우 연임 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국민연금의 반대로 연임을 포기해야만 했다.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로 선정된 윤경림 전 사장도 공모절차가 투명하지 않다는 압박을 받아 사퇴했다. 구 전 대표는 지난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대통령실로부터 간접적으로 사퇴 압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 또한 전 정권 인사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그가 취임 후 인공지능(AI) 전환을 필두로 한 신사업으로 체질개선을 추진하고, 역대 최고 주가를 갈아치우는 등 경영 성과를 보여줬으나 여전히 외풍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지난 9월 불거진 무단 소액결제와 해킹 사태로 인해 여론이 악화되며 연임 명분도 희석됐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이미 연임 포기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경영 전반의 총체적 책임을 지는 최고경영자(CEO)로서, 금번 KT 사고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및 소액결제 피해 발생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사외이사진도 '물갈이' 가능성

이날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공식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5일 오전 9시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공개 모집을 진행한다. 위원회는 △외부 전문기관 추천 △공개 모집 △주주 추천(전체 주식의 0.5% 이상 6개월 이상 보유 주주) △관련 규정에 따른 사내 후보로 대표이사 후보군을 구성한다.

위원회는 KT 사외이사 8명으로 이뤄져 있다. 현재 KT 사외이사진은 김성철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 김용헌 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곽우영 현대차 차량정보기술(IT)개발센터장,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이승훈 전 JP모건 국 리서치센터장, 조승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이다.

이중 최양희·윤종수·안영균·조승아 이사는 내년 6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사외이사 구성 역시 전 정권의 그림자가 짙은 만큼, 새로운 대표이사와 함께 이사회 구성 역시 대대적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김 대표가 취임할 당시에도 사외이사들이 사의를 표한 바 있다.


유심 무상교체 시행…서울 8개구·경기 9개시 우선

KT는 이날 이사회에서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유심 무상교체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앞서 피해 고객에 대한 위약금 면제 조치에 이은 추가적인 고객 보호 대책이다. 대리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이달 11일부터 택배 배송을 통한 셀프 개통 서비스도 운영한다.

다만 시행 초기 신청이 집중될 가능성을 고려, 피해 발생 지역에서 우선 교체를 시행한 후 수도권·전국으로 단계적 확대한다. KT는 오는 5일부터 서울 8개구(강서구·관악구·구로구·금천구·동작구·서초구·양천구·영등포구), 경기 9개시(고양시·광명시·군포시·김포시·부천시·시흥시·안산시·안양시·의왕시), 인천 전 지역에서 교체를 시행한다.

오는 19일부터는 수도권과 강원 전 지역, 다음달 3일부터 전국에서 유심교체를 시행한다. 또한 KT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고객에게도 동일한 유심 무상 교체가 적용되며,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은 각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추후 안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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