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개막 '땅의 조각 피어나다' 전시
예담고 소장 '비귀속 유물' 활용
16일까지 덕수궁 덕홍전·함녕전
예담고 소장 '비귀속 유물' 활용
16일까지 덕수궁 덕홍전·함녕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추수를 마치고 다시 초록색 싹이 오른 벼와 함께 깨진 기와 10여점이 서울 덕수궁 덕홍전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고창, 남원, 부안 등 호남 지역의 유적에서 발굴한 기와들이다.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해 ‘B급’ 취급을 받던 유물이 현대미술로 재탄생한 모습이다.
국가유산청이 한국문화유산협회와 4일부터 16일까지 덕수궁 덕홍전과 함녕전에서 선보이는 예담고 프로젝트전 ‘땅의 조각, 피어나다’에서 선보이는 작품 ‘시간의 겹에서 바라보다’이다. 한국 꽃 문화를 조형예술로 확장한 화예가(플로리스트) 레오킴, 그리고 문화유산과 사진예술의 접점을 탐구해온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김유정이 협업한 작품이다. 레오킴은 “추수가 끝난 벼에서 다시 싹이 나온 모습을 통해 끝나고 다시 시작하는 전통과 현대의 관계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전시는 ‘비귀속 유물’(발견·발굴 유물 중 국가 귀속유산으로 선정되지 않은 유물)의 활용 방안을 고민해온 결과다. 발굴 현장에서 나오는 유물 중 온전한 상태로 나와서 국가에 귀속되는 유물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깨진 상태로 발견된다. 이러한 ‘비귀속 유물’의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국가유산청은 2022년부터 권역별로 유휴공간을 활용해 비귀속 유물을 보관, 관리하는 ‘예담고(庫)’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예담고 프로젝트전 '땅의 조각, 피어나다' 개막한 4일 서울 중구 덕수궁에서 관람객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플로리스트 레오킴,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김유정의 작품 '시간의 겹에서 바라보다'가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가유산청이 한국문화유산협회와 4일부터 16일까지 덕수궁 덕홍전과 함녕전에서 선보이는 예담고 프로젝트전 ‘땅의 조각, 피어나다’에서 선보이는 작품 ‘시간의 겹에서 바라보다’이다. 한국 꽃 문화를 조형예술로 확장한 화예가(플로리스트) 레오킴, 그리고 문화유산과 사진예술의 접점을 탐구해온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김유정이 협업한 작품이다. 레오킴은 “추수가 끝난 벼에서 다시 싹이 나온 모습을 통해 끝나고 다시 시작하는 전통과 현대의 관계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전시는 ‘비귀속 유물’(발견·발굴 유물 중 국가 귀속유산으로 선정되지 않은 유물)의 활용 방안을 고민해온 결과다. 발굴 현장에서 나오는 유물 중 온전한 상태로 나와서 국가에 귀속되는 유물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깨진 상태로 발견된다. 이러한 ‘비귀속 유물’의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국가유산청은 2022년부터 권역별로 유휴공간을 활용해 비귀속 유물을 보관, 관리하는 ‘예담고(庫)’를 운영하고 있다.
‘비귀속 유물’은 국가 귀속 유물과 달리 활용 방안이 자유롭다. 누구나 직접 만져보며 유물을 느껴볼 수도 있다. 이처럼 활용 방안이 무궁무진한 ‘비귀속 유물’을 국민들이 보다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 이번 전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발굴-보존-해석-창작-공유’로 이어지는 유물의 여정을 현재의 시각에서 재조명했다”며 “유물이 과거의 산물이 아닌 ‘살아 있는 현재의 문화’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 예담고 프로젝트전 '땅의 조각, 피어나다' 개막한 4일 서울 중구 덕수궁에서 관람객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국가무형유산 '궁중채화' 최성우 기능보유자의 작품 '발굴의 순간'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시간의 겹에서 바라보다’를 포함해 총 6점이다. 국가무형유산 ‘궁중채화’의 최성우 기능보유자는 영남권에서 발굴한 토기 조각을 바탕으로 ‘발굴의 순간’이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산산조각이 난 토기와 만난 장식 꽃은 과거의 유물이 지금 시대에 새로 활짝 핀 모습으로 새로운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또한 군산과 태안 바다에서 길어올린 청자 조각 위에 섬유로 만든 연꽃을 결합한 ‘숨을 틔우는 순간’(섬유공예가 김은하 작품), 기와·토기·석기·청자의 깨진 부분을 석고로 복원하고 복원 뷔에 전통회화를 입힌 ‘비워진 자리, 이어지는 이야기’(한국전통문화대 김호준·최지원 작품), 옥수수 전분 기반의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화병을 토기와 결합한 ‘조각, 새로운 형상을 잇다’(3D 아티스트 서은하 작품), 석기와 유리 공예를 결합해 빛과 암흑 속 씨앗의 생명력을 형상화한 ‘빛으로 깨우는 유물’(글래스아티스트 이규비 작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기간 동안 덕수궁 함녕전 회랑에선 관람객이 유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한다. 레오킴과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7일), 유물 전통회화 그리기 체험(14일) 등도 진행한다. 전시는 오는 16일까지.
국가유산청 예담고 프로젝트전 '땅의 조각, 피어나다' 개막한 4일 서울 중구 덕수궁에서 관람객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섬유공예가 김은하의 작품 '숨을 틔우는 순간'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