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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대만 인사 접촉에 중국 격앙…중일 갈등 표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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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대만 인사 접촉에 중국 격앙…중일 갈등 표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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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경주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 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경주/교도통신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 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경주/교도통신 연합뉴스


강경 우파 성향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취임 뒤 중-일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중국은 2일 다카이치 총리가 경주에서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이틀 연속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대만 대표로 참석한 린신이 총통부(대통령실 격) 선임고문과 만난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시한 것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반”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주일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일본의 행보는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으로 중국 주권·안보 이익에 대한 도발”이라며 “중국은 단호히 반대하고 강력히 강의하며, 일본 쪽에 엄정한 항의를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지난달 31일 한국 경주에서 열렸던 중-일 정상회담은 일본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도 강조해 불편한 감정도 드러냈다. 왕 부장은 경주 아펙 정상회의 계기로 이뤄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성과에 대해 자국 취재단에게 설명하며 중-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잉웨’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잉웨’는 상대의 요청에 응해 행사가 이뤄졌다는 의미로, 중국이 선택적으로 화답했다는 뜻이 들어 있다. 또한, 왕 부장은 시 주석과 한국, 미국, 캐나다 정상과의 회담에 대해서는 시 주석이 우호·협력을 강조했다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전한 반면, 다카이치 총리와의 회담과 관련해서는 일본에 대한 시 주석의 경고성 발언을 주로 소개했다.



중국과 일본 민간단체가 해마다 발표해온 양국 국민 인식 여론조사도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일 “일본 비영리단체 ‘언론 엔피오(NPO)’와 중국 해외 출판 관련기관인 국제전파집단이 4일 발표할 예정이던 중·일 공동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언론 엔피오에 따르면, 중국 쪽이 지난 1일 밤 ‘연기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쪽 ‘언론 엔피오’는 지난 1일 밤 중국 쪽으로부터 ‘발표 연기 통보’를 받았다. 중국 쪽에서는 “담당자가 공무로 인해 자리를 비웠다”는 이유를 댔다고 한다.



각료 시절 태평양전쟁 에이(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꾸준히 참배하는 등 극우파로 꼽힌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1일 취임을 앞두고 야스쿠니신사 추계 예대제(가을 제사) 참배를 보류하며, 정권 초기 주변국과 급격한 외교적 마찰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합의, 강제동원 피해 제3자 변제안 등 과거 보수 정부 시절 맺은 한·일 합의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지키겠다고 밝힌 이재명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비교적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원하는 답이었다. 하지만 다카이치 정부는 중국에 대해서는 이견을 드러내며 국내 보수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3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인 납치 피해 국민대집회’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이미 북한 쪽에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고 아베 신조 전 총리 등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북·일 정상회담 의지를 피력해왔으나, 북한은 이미 해결된 문제라며 호응을 하지는 않고 있다.



도쿄 베이징/홍석재 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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