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러시아 '랜섬웨어' 커플의 1000억 규모 스캠 [PADO]

머니투데이 PADO국제시사문예지
원문보기

러시아 '랜섬웨어' 커플의 1000억 규모 스캠 [PADO]

속보
엔씨, 3분기 영업손실 75억…"퇴직 위로금 영향"
[편집자주] 랜섬웨어는 돈을 노리는 해커들이 사용하는 수단 중 하나로, 피해자의 컴퓨터에 침투해 주요 자료 등을 암호화시켜놓고 몸값('랜섬')을 요구하는 온라인범죄입니다. 한국 기업들도 랜섬웨어에 당한 후 해커에게 막대한 몸값을 치르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이 FT매거진 10월 18일자 기사에서 흥미로운 점은 전 세계적으로 고도의 소프트웨어 지식이 요구되는 온라인 범죄에서 러시아인들이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동남아의 로맨스 스캠이나 보이스피싱 같은 온라인범죄에는 중국계가 활약하고 있는데, 랜섬웨어나 해킹 같은 고도의 지식이 필요한 범죄에서는 러시아계가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즉 구 소련은 한때 미국과 세계 패권을 놓고 경쟁하던 나라이기 때문에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했습니다. 지금도 당시 구축해놓은 교육, 연구 인프라가 남아 있어서 수학, 소프트웨어 부문 등에서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러시아는 더 이상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나라는 아닙니다. 따라서 과거 소련때의 시스템이 배출하는 인재들을 소화할 수 있는 산업이 갖춰져 있질 않습니다. 말하자면 현재의 러시아는 '고등 룸펜'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지만 이들이 번듯하게 일할 직장이 부족합니다. 이들이 랜섬웨어, 해킹, 해적사이트 제작운영에 뛰어든다는 것입니다. 물론 텔레그램 같은 앱을 만들어 거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기사와 동남아 온라인 범죄 기사들을 종합해서 본다면,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대국들의 변방 문제가 다시 부각됩니다. 대국은 꼼꼼하게 모든 곳을 다 챙길 수가 없다보니 특히 변방에 범죄가 자라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대국의 범죄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주변의 소국들을 위협합니다. 두 대국의 주변국으로서 우리는 러시아계와 중국계 온라인 범죄 문제에 항시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엘레나 티모페예바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트 모양의 얼굴에 깊은 눈매를 지닌 작은 체구의 이 갈색 머리 여인은 지난 8년간 이중의 삶을 살아왔다.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그녀는 시베리아에서 작은 전자기기 상점을 운영하던 지난 삶을 뒤로 하고, 이제는 햇살 가득한 스페인 해안을 택해 조용히 살아가는 평범한 43세 러시아 이주민으로 비쳤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티모페예바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그녀는 '드라코샤(작은 용)'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세계 최대 규모 랜섬웨어 조직의 핵심 간부였다. 수년 동안 개인과 기업의 데이터를 암호화한 뒤 복구해주는 대가로 금전을 갈취하는 범죄 조직에서 활동해 온 것이다.

2023년 6월, 티모페예바가 쌓아 올린 새 삶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날 아침, 경찰은 그녀의 사업 파트너인 바딤 시로틴을 체포했다. 티모페예바는 시로틴의 여동생에게서 연락을 받고 수사관들이 들이닥치기 전에 급히 텔레그램 비공개 메시지들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태양이 내리쬐는 오후, 노란색 담장에 전용 수영장이 있고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는 고급 주거 단지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아파트 건물 밖 거리에서 티모페예바를 체포하고, 집안에서 서로 다른 가명으로 등록된 은행카드 여러 장과, 휴대전화 네 대, 그리고 각종 공책들을 압수했다. 발코니에는 노트북 세 대가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그중 두 대는 여전히 켜져 있었다.

티모페예바는 다크웹 범죄 조직의 주모자가 되리라고는 결코 예상하기 어려운 인물이었다. 그녀는 러시아 탄광 지역 케메로보 주에서 생애 첫 35년을 살았다. 해외로 나갔던 기록은 물론, 국내 여행 기록조차 거의 없다. 러시아 내 범죄 관련 데이터베이스에도 그녀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다. IT 관련 전문 교육을 받은 적도 없었다. 그녀의 소셜미디어에는 하품하는 고양이, 농구공을 갖고 노는 벨루가 고래 같은 동물 사진들만 올라와 있었다.

그녀를 변신하게 만든 것은 두 가지, 사랑과 돈이었다. 극히 비정상적인 사랑의 유혹과 부의 달콤한 약속이 그녀를 스페인으로 이끌었고,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랜섬웨어를 퍼뜨리는 범죄자로 만들었다. 연인이자 사업 동료가 된 남자와 함께, 그녀는 최대 40만 명을 범죄의 표적으로 삼았고, 그렇게 두 사람이 벌어들인 돈은 비트코인으로 6400만 유로(약 1060억원)가 넘었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PADO 국제시사문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