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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서울시오페라단 창단 40주년 기념作…베르디의 그랜드 오페라 ‘아이다’

시티라이프 이승연 시티라이프 기자(lee.seungye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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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서울시오페라단 창단 40주년 기념作…베르디의 그랜드 오페라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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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대작 오페라가 막을 연다. ‘3대 오페라 작곡가’로 불리는 베르디의 걸작 오페라 ‘아이다Aida’가 바로 그것이다. 오는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단 4회 선보일 오페라 ‘아이다’는 서울시오페라단 창단 40주년을 기념작이자, 1965년 한국 초연 60주년을 기념하는 역사적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페라 ‘아이다’ 메인포스터(사진 세종문화회관)

오페라 ‘아이다’ 메인포스터(사진 세종문화회관)

11년 만에 선보이는 서울시오페라단 ‘아이다’
오페라 ‘아이다’는 전쟁과 사랑, 운명이 교차하는 장대한 서사와 서정적 아리아가 특징인 극이다. 1871년 이집트 카이로 왕립 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 오페라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작으로 꼽힌다. 2025년 서울시오페라단이 창단 40주년을 기념해 11년 만에 선보일 ‘아이다’는 세계 각국에서 활약 중인 정상급 성악가들이 함께 한다. 포로가 된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 역에는 소프라노 임세경과 조선형이 맡았다.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 역에는 테너 신상근과 국윤종이,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양송미와 김세린이 함께 한다.

서울시오페라단 오페라 ‘아이다’의 주역들(왼쪽부터 조선형 소프라노, 국윤종 테너, 김세린 메조소프라노)이 시연을 보이고 있다.(사진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 오페라 ‘아이다’의 주역들(왼쪽부터 조선형 소프라노, 국윤종 테너, 김세린 메조소프라노)이 시연을 보이고 있다.(사진 세종문화회관)


이 극은 ‘아이다’와 ‘라다메스’, ‘암네리스’ 세 인물의 사랑과 갈등이 메인 골조다. 조국에 대한 의무와 개인적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라다메스’, 사랑과 정체성 사이에서 고뇌하는 ‘아이다’, 질투와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암네리스’의 이야기는 정치적, 개인적 갈등 속에서 점차 파국으로 치닫는다. ‘라다메스’가 반역자로 몰리며 생매장형을 선고받고, ‘아이다’가 그와 함께 죽음을 선택하는 결말로 치달으며, 사랑과 권력, 운명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비극적으로 드러낸다.

2막의 ‘개선행진곡(Triumphal March)’은 특히 ‘아이다’의 백미로 꼽히는 장면이다. 이집트 군이 에디오피아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뒤 전리품을 가지고 돌아오는 순간, 성대한 행렬과 장대한 음악이 어우러져 화려한 개선행진 장면이 펼쳐진다. 이번 서울시오페라단이 선보이는 ‘아이다’의 개선행진곡은 200여 명의 출연진이 함께 대규모 합창으로 빚어내, 그야말로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베르디가 선사한 아름다움, 전쟁과 사랑, 운명의 교차점
(사진 세종문화회관)

(사진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의 박혜진 예술감독은 “‘아이다’는 사랑과 충성, 국가와 개인 간의 갈등, 비극적 운명을 웅장한 음악과 함께 그려낸 베르디의 작품이다. 오페라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극으로, 이번 공연에선 원작의 정신과 감동을 진정성 있게 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서울시오페라단의 지난 40년이 오페라의 기반을 다졌다면, 이번 ‘아이다’는 그 역사와 미래를 잇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한국 오페라를 알리며 관객과 함께 성장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아이다’ 역의 소프라노 임세경은 “11년 전 서울시오페라단 공연에서 ‘아이다’ 역을 맡았다. 10년 넘는 세월 동안 ‘아이다’ 공연을 하며 기술적인 면을 포함해 많이 성장한 것 같다“라며 2025년 ‘아이다’에 임하는 새로운 감회를 전했다.

연출가 이회수는 “서울시오페라단 창단 40주년이라는 뜻 깊은 해에 연출로 참여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다. 이번 공연은 전통성을 유지하는 ‘아이다’를 만들고 있다. 전통성이란 게 세월이 지나도, 시대가 요구하는 이념이 바뀌어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가 전통, 클래식이라고 생각한다. 지켜야 할 전통성이 동시대성과 어우러질 때 새로운 예술의 가치가 탄생된다고 생각한다. 이를 어떻게 가지고 갈지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선보일 2025년 오페라 ‘아이다’는 오는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이 오른다. ‘아이다’ 연출, 배우진들의 1문 1답을 공개한다.


Q 극의 백미로 꼽히는 ‘개선행진곡’이 11년 전 공연과 달라진 점을 꼽자면 무엇인가.

(예술감독 박혜진) ‘아이다’의 ‘개선행진곡’ 하면 웅장함을 기대한다. 이번 공연에선 서울시합창단 프로 단원들과 함께 세종문화회관에 울리는 웅장한 개선행진곡이 될 것 같다. 그 밖에도 오케스트라 피트(무대 전면의 오케스트라 공간)를 무대로 활용하기도 하고, 의상 역시 11년 전보다 화려하고 웅장해졌다. 이런 점 등이 더 발전된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오페라 ‘아이다’에 주로 등장하는 코끼리, 말 등의 동물은 무용수를 대거 투입하여 무대를 꾸미려 한다.

Q ‘아이다’가 오랜 시간 흘러도 대중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소프라노 임세경) ‘아이다’ 하면 종합 예술을 대표하는 공연이다. 오페라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아이다’의 개선행진곡이나 아리아는 알고 계신다. 내 경우 동양인으로서 이탈리아 ‘아레나 데 베로나’ 무대에 올라 ‘아이다’를 공연할 때도 자부심이 컸고, 많이 떨렸다. 세종문화회관 무대 역시 울림과 웅장함에 있어서 베로나 아레나 극장처럼 크게 소리를 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기억을 되살리며 연습하고 있다.


‘2025 아이다’ 출연진(사진 세종문화회관)

‘2025 아이다’ 출연진(사진 세종문화회관)

Q ‘아이다’ 역의 조선형 소프라노는 연기에 있어 중점적으로 생각한 부분이 있는가.

(소프라노 조선형) 조선형의 ‘아이다’는 조선형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휘자, 연출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듯, 피아니시시모(가장 여리게)와 포르테(강하게), 나라와 조국, 사랑과 갈등 등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연습하고 있다.

Q ‘아이다’는 웅장한 스케일과 섬세한 감정이 공존하는데, 이번 공연의 음악은 어떻게 준비 중인가.

(지휘자 김봉미) ‘아이다’는 그랜드 오페라가 가진 정수, 특히 2막의 ‘개선행진곡’ 장면이 유명하다. 그 배경엔 주인공 개개인의 아리아, 갈등의 구조를 잘 나타내는 이중창의 신비로움이 있다. 이번 ‘아이다’를 통해 베르디가 말하고자 하는 음악적 디테일이 ‘아이다’의 스토리와 어떻게 결합해 드러나고 있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베르디의 음악적 기보(음악을 적는 방법)는 단 하나도 허투루 쓰인 적 없다고 전해진다. ‘아이다’ 역시 세세한 기보들이 많이 등장한다. 피아니시모(아주 작게), 피아니시시모(가장 여리게) 등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데, 이 같은 요소가 화려하고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대규모 합창 속에서 각 주인공들의 순간의 선택과 갈등을 잘 드러낸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랜드 오페라의 웅장함, 그 속에 드러난 주인공들의 갈등을 좀 더 세밀하게 표현해보고 싶다.

[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 lee.seungyeon@mk.co.kr] [사진 세종문화회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03호(25.11.0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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