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
"방금 트럼프 대통령 방에서 메이저리그를 보고 왔는데, 엘에이(LA) 다저스가 1-0으로 이기고 있습니다.”
28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첫 인사말이 나오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일 관계자들이 긴장을 푸는 듯 웃음을 띠었다. 이날 엘에이다저스가 캐나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월드시리즈 3차전을 벌이고 있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일본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을 거듭 환영한다”며 “(제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긴 직후에도 축하 인사를 보내준 데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아베 신조 전 총리를 ‘가까운 친구’로 언급했던 일을 거론하며 “아베 전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역동적인 외교에 관해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며 “타이와 캄보디아의 휴전 합의를 주재하는 등 아시아의 평화에 기여했고 지난번 중동 합의 실현도 그렇다. 이는 전례가 없는 역사적 업적”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짧은 기간에 세계가 더 평화로워졌다”며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높이 평가하며 저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28일 일본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계단을 오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과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이며, 일본도 세계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해 나가겠다”며 “일본의 국익을 지켜내기 위해서도 강한 외교를 되찾겠다고 결심하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진전을 위해서도 미국과 더 협력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의 외교, 방위, 경제, 기술, 정보, 인재의 힘을 강화하는 리더로서 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내년 미국 건국 250년을 맞아 워싱턴에 벚나무 250그루를 기증할 계획도 밝혔다. 그는 “일본과 미국을 더욱 강력하고 풍요롭게 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동맹의 새 황금기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부터 언급했다. “아베 전 총리는 나의 훌륭한 친구였다”고 했다. 아베 전 총리가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아주 좋게 말했다”며 “그는 분명 지금 이 (다카이치 총리 취임) 모습을 보며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방위비 증액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힘을 실어줬다.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의 군사력을 상당히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으로부터 대규모의 새로운 군사 장비 주문을 받았다”며 “그 주문에 감사하며, 양국 간의 무역에도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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